국민연금 '기금운용 대외비' 민간에 유출

H자산운용 이외에 보험·증권사에도 유출
  • 등록 2013-02-13 오후 4:57:13

    수정 2013-02-13 오후 5:21:46

[이데일리 오희나 기자] 국민연금공단의 대외비 자료가 민간에 불법 유출된 것으로 나타나 충격을 주고 있다. 세계 4대 연기금인 국민연금의 내부통제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에서 비난을 면키 어렵게 됐다.

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국민연금의 ‘중기 자산배분 전략’을 담은 대외비 문건이 H자산운용 A대표에게 건네졌다. A대표는 전직 국민연금 고위 간부였다. 국민연금의 중기 자산배분 전략 자료는 기금의 중장기 자산 포트폴리오 계획 등이 담긴 대표적인 기밀자료다.

이런 사실은 국민연금 내부감사를 통해 밝혀졌다. 국민연금은 현재 대외비를 유출한 해당 직원 B씨와 A대표를 상대로 징계절차를 밟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연금은 기금운용본부 현직 운용역과 퇴직자들에게 모두 비밀준수, 퇴직보안서약서 제출을 의무화하고 있다.

H자산운용은 지난해부터 국민연금의 단기자금거래기관으로 선정됐다. 하지만, 이번 사건으로 거래제한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국민연금은 A대표가 국민연금 간부로 재직 중 부하였던 B씨를 통해 관련 자료를 건네받았으며, 입수한 문건으로 파워포인트(PT) 자료를 만드는 데 활용했던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A대표는 1987년 대우증권에 입사한 다음 대우경제연구소 연구위원과 동부자산운용 운용본부장을 역임한 뒤 지난 2005년부터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에서 리스크관리실장, 운용전략실장 등을 지냈다.

국민연금 관계자는 “내부감시와 통제기능을 모니터링하는 과정에서 해당 사안을 적발했고 현재 징계절차를 밟고 있다”며 “앞으로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내부감시를 철저히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기금운용의 중요 정보를 담은 자료들이 H자산운용뿐만 아니라 다른 보험·증권사에도 유출된 것으로 전해져 파장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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