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증권사에 이어 신평사도 뿔났다

3개 신평사, A-로 신용등급 강등
한진해운 4000억원 유상증자 참여..연계성 극대화
자산매각 지연에도 레저사업 및 항공기 투자 확대
  • 등록 2014-06-19 오후 4:07:49

    수정 2014-06-19 오후 4:07:49

[이데일리 하지나 기자] 대한항공의 신용등급이 ‘A-’로 잇따라 강등됐다. 한진해운의 4000억원 유상증자 참여를 두고 증권사에 이어 크레딧 시장에서도 경계의 목소리가 높다. 신용평가사는 S-0IL 등 자산 매각 일정이 지연되는 것과 더불어 투자 확대에 따른 우려감을 드러냈다.

19일 채권시장에 따르면 전일 한국신용평가는 대한항공의 신용등급을 ‘A’에서 ‘A-’로 하향조정했다. 이로써 지난해말 이미 등급을 낮춘 한국기업평가를 비롯해 3개 신평사가 모두 대한항공의 신용등급을 한단계 낮췄다.

지난 10일 대한항공이 4000억원 규모의 한진해운 유상증자에 참여하면서 증권사들이 실망감을 드러냈다. 당시 증권사들은 S-OIL 매각 대신 1조원 수준의 보유 현금을 활용해 유상증자에 참여한 것에 대해 냉담한 반응을 보였다. 대한항공이 지난해 12월 비핵심 자산 매각으로 부채를 줄이고, 현금을 확보하겠다는 재무구조개선안과 엇갈린 행보를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사실상 S-OIL 매각 등 당초 추진했던 자산 매각이 난항을 겪고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감이 확대됐다.

특히 한진해운의 컨테이너 업황 부진과 연간 3500억원 수준의 금융비용 등을 감안했을 때 연결회계로 함께 묶일 경우 대한항공의 실적도 덩달아 악화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향후 한진해운에 대한 추가적인 유동성 지원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음을 강조했다.

신평사도 이번 증자 이후 대한항공과 한진해운의 관계가 더욱 긴밀해졌다는 점에서 의견을 같이 했다. 한신평 관계자는 “한진해운이 사실상 자회사로 편입되면서 한진해운에 대한 책임경영체제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대한항공과 한진해운간 신용위험 공유 수준은 더욱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더욱이 대한항공은 자산매각이 지연되고 있음에도 오히려 투자 규모를 확대하고 있다. 올해 들어 LA호텔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HIC에 1069억원 증자 외에 차입금 5328억원에 대한 지급보증과 추가 증자 약정을 체결했다.

지난 3월말 기준 대한항공은 부채비율 908.3%, 차입금의존도 67.5%를 나타내고 있다. 2015년에도 여객기 19대를 도입할 예정으로 항공기 투자 부담 또한 큰 상황이다.

한기평 관계자는 “향후 한진해운 지원부담 수준 및 자구 계획의 성과에 대해 영업실적 회복 여부를 모니터링해 대한항공의 신용등급에 반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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