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의 귀환..대형주 싼 맛에 사볼까 '쇼핑'

  • 등록 2013-02-21 오후 5:15:10

    수정 2013-02-21 오후 5:15:10

[이데일리 강예림 기자] 올 들어 국내 증시를 외면했던 외국인 투자자가 최근 이틀간 유가증권시장에서 8000억원 넘게 순매수하면서 대형주를 쓸어담고 있다. 글로벌 증시와 다르게 부진한 모습을 보이면서 가격 매력이 높아진데다, 엔화 약세와 원화 강세에 대한 우려가 잠잠해지자 한국 증시에 다시 눈을 돌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외국인 러브콜이 당분간 이어지면서 글로벌 증시와의 격차도 좁혀질 것으로 기대했다.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 투자자는 전일 5830억원 순매수한데 이어 이날도 2680억원 매수우위를 보였다. 최근 나흘 연속 순매수하면서 1조원 가까이 사들인 것이다. 이는 올 들어 외국인이 줄곧 매도로 대응하며 1월 한 달 동안 1조8800억원어치 순매도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이달 매수에 나서는 날이 많아지면서 올 들어 21일까지 누적 순매도 규모도 5000억원대로 줄었다.

이처럼 외국인들이 국내 주식을 대거 사들인 이유로는 저평가 매력을 꼽을 수 있다. 주로 그동안 내다 팔아 주가가 많이 떨어진 대형주를 사들였다. 20일과 21일 이틀간 삼성전자(005930)를 2848억원어치 사들여 가장 많이 순매수했고, NHN과 신한지주(055550)에 이어 현대차(005380), SK하이닉스(000660), 현대모비스(012330), LG전자(066570) 등 전기전자와 자동차주를 집중 매수했다.

이승우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현재 한국증시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8.4배로 선진시장의 13.1배에 비해 35% 할인된 상태”라며 “한국증시가 충분히 싸보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지금까지는 한국이 글로벌 느림보(Global Laggard)였지만 이제는 글로벌 스피더(Global speeder)로의 변신을 기대할 만 하다는 것이다.

관건은 외국인이 반짝 매수에 그칠 것이냐, 아니면 앞으로도 사자를 이어갈 것인가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강한 매수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데에 의견을 같이 했다.

김병연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2월에 국내증시로 유입된 외국인 매수세는 영국계와 중국계”라며 “특히 중국계 자금이 작년 11월 이후 2조5000억원 이상 들어왔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미국계와 유럽계가 떠난 자리에 영국계와 중국계 자금이 들어오기 시작한 것은 긍정적”이라며 “이들은 한번 진입하면 잠깐 거쳐가는 것이 아니라 한동안 지속된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모멘텀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허재환 KDB대우증권 연구원도 “최근 환율흐름상 변동성이 줄어들면서 외국인 투자자들이 국내 증시로 부담없이 진입했다”며 “각종 지표들이 좋아지고 있고, 그동안 악재로 지적돼왔던 부분들이 당장 현실화되지 않는 한 향후 투자할 여력은 충분하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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