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의 군용 헬기가 거대한 위용을 드러내자 이를 지켜보던 사람들이 일제히 ‘우와~’하고 환호를 터뜨렸다. 이내 헬기가 푸른 하늘에 형형색색 연막을 수놓자 야외 행사장은 우렁찬 박수소리로 가득찼다.
‘세계 6위권의 헬기 보유국. 그러나 국산 헬기는 없는 나라.’ 그동안 우리나라의 헬기 기술 수준은 여기에 머물렀다. 하지만 이제는 위상이 달라졌다. 최초의 국산 기동헬기인 수리온을 개발한 것. 이로써 우리나라는 전 세계 11번째 헬기 개발 국가에 이름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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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지난 2006년 6월 수리온 사업에 착수해 작년 6월 개발을 마쳤다. 이후 같은해 12월부터 우리 군에 수리온을 본격적으로 납품하기 시작했다. 현재 군에서는 10대를 운용하고 있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박 대통령은 “우리 국방과학기술의 우수성을 대내외에 입증한 쾌거”라며 “정부와 군과 방위산업체는 물론 민간 연구기관까지 다함께 힘을 합쳐 이뤄낸 성과로 이제 우리 방위산업이 민간의 창의력과 결합해 창조경제의 꽃을 피우는 핵심 동력이 돼야 한다”고 역설했다.
사실 한국산 헬기를 만드는 과정은 그리 녹록지 않았다. 여러 기관이 함께 머리를 맞대다 보니 초기엔 시행착오도 많이 겪었다. KAI 관계자는 “다양한 이견이 오가다 보니 어려움이 있었다”며 “그러나 사업단을 중심으로 현장사업관리실을 운영해 각 기관과 업체의 이견을 해소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빠른 기간 안에 헬기를 개발하는 것도 쉽지 않았다. 통상 헬기 개발에 걸리는 시간은 10년. 그러나 수리온은 6년안에 개발해야 했다. 앞서 국산 완제기인 KT-1, T-50을 개발했던 노하우를 바탕으로 설계와 생산을 컴퓨터 시스템으로 동시에 진행해 시간을 대폭 줄였다.
이렇게 만들어진 수리온은 각종 첨단 기능을 갖춘 헬기로 탄생했다. 군을 수송하는 기동헬기인 만큼 고공 제자리 비행 능력을 키웠다. 분당 500피트의 속도로 수직 상승해 백두산 높이(약 9002피트)에서도 제자리 비행을 할 수 있어 한반도 전 지역에서 작전이 가능하다는 게 KAI측 설명이다.
또 상당한 산업 파급효과와 일자리 창출 효과를 거둘 것이란 분석이다. 한국산업개발연구원은 수리온 개발로 12조원의 산업 파급효과와 약 5만명의 일자리를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하성용 KAI 사장은 “수리온으로 수입산 헬기를 대체할 수 있게 됐으며 국내 전체 헬기 기술 수준이 59%에서 84%로 향상됐다”며 “이를 토대로 한국형 공격헬기를 개발하고 민수시장에도 진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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