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진하는 이재용 부사장, 어떤 자리 맡을까

[이데일리 이승형 조태현 기자] 이건희 삼성전자(005930) 회장이 장남 이재용 삼성전자 부사장의 사장 승진을 기정사실화했다. 이에 따라 이 부사장이 오는 2011년 삼성 조직 내에서 맡을 역할에 대해 재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재계에서는 이 부사장이 현 직위인 최고운영책임자(COO) 자리를 그대로 유지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이밖에 LCD사업부를 맡을 가능성도 적지 않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 `리스크 없고 경영 배울 수 있어`…"COO 유지 가능성 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오른쪽)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사장.(사진: 한대욱 기자)

이재용 부사장이 사장으로 승진하면 최지성 삼성전자 대표이사 사장과 사실상 `쌍두마차 체제`를 구축할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현재 삼성전자 COO를 맡은 이 부사장이 사장 승진 후 맡게 될 역할은 무엇일까. 재계에서는 COO 자리를 그대로 유지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의 3세 경영인으로 낙점받은 상황에서 삼성전자의 전체 경영을 담당할 수 있는 역할이 COO라는 설명이다. 만약 삼성전자의 4대 사업부 중 한 사업부를 담당하게 하면 이에 따른 위험요소가 생길 수 있다는 것이다.

삼성은 철저한 능력 위주의 조직이다. 사업부장에게는 그만한 권한과 보수를 주지만 사업 성과가 나오지 않는 사업부장을 그대로 자리에 두진 않는다.

이 부사장이 사업부장을 맡으면 갑자기 시황이나 경기가 악화되는 상황으로 실적이 악화됐을 때 이 부사장에게 책임이 돌아갈 수 있는 구조인 셈이다.

따라서 삼성전자의 전반적인 경영에 관여할 수 있으면서도, 위험요소를 최소화할 수 있는 COO 직을 그대로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다.

◇ "LCD·무선사업부 등 사업부장 맡을 가능성도"

이 부사장이 삼성전자의 사업부장을 맡을 가능성도 있다. 이 경우 LCD사업부장을 맡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재계의 시각이다.

이 부사장은 비교적 최근까지 삼성전자와 소니가 합작해 설립한 S-LCD의 등기이사직을 맡아왔다. 그만큼 LCD 사업에 대한 경험과 능력을 갖추고 있다고 볼 수 있다.

LCD 산업에서 삼성전자는 2위인 LG디스플레이에 추격당하고 있는 글로벌 1위 기업이다. 시황이 급격히 악화되는 돌발상황이 아니라면 경영 성과를 내기 비교적 용이한 구조라고 할 수 있다.

또 최근 전략 스마트폰과 태블릿 PC를 출시하면 급격히 성장하고 있는 무선사업부의 사업부장도 이 부사장이 맡을 후보 중 하나로 꼽힌다.

재계 관계자는 "이 부사장을 삼성LED 등 계열사 사장으로 임명하거나 삼성전자 내 신사업을 맡길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라며 "COO를 유지하거나 사업부 중 하나를 맡을 가능성이 가장 높아 보인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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