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은 법정관리 절차가 동양그룹의 ‘회생’보다는 동양파워, 동양시멘트, 동양 증권 등 돈 되는 자산을 적정 가격에 매각해 채무를 변제하는데 집중하는 ‘청산형 법정관리’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청산형 법정관리 로드맵 따를 듯
채권단 등 금융권은 동양 5개 계열사 일괄 법정관리로 동양그룹이 보유하고 있는 동양파워, 동양증권 등 돈 되는 자산은 시장에 일각 매각될 것으로 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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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경우 동양그룹의 법정 관리 절차는 5개 기업을 모두 살리는 회생보다는 보유 자산을 매각해 채무를 변제하는 청산형 로드맵을 따를 것으로 보인다. 동양시멘트와 동양네트웍스 등 일부 유동성을 겪었던 계열사는 ‘패스트트랙’을 통해 조기 회생을 노리겠지만, 나머지 계열사는 자산 매각을 위해 청산을 미루는 형식적 법정관리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동양을 비롯해 동양레저, 동양인터내셔날은 가지고 있는 자산이 그룹 계열사 주식이 사실상 전부”라며 “이를 매각하면 회사의 가치는 사실상 없게 되는 것이라 청산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동양시멘트의 매각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동양시멘트 지분은 ㈜동양이 54.96%, 동양인터내셔널이 19%를 각각 보유하고 있는데 이 두 회사의 지분 역시 시장에 나올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단 오너 일가가 사재 출연 등을 통해 가지고 있는 지분을 시장에 내놓지 않는 한 동양네트웍스의 경영권은 현 회장 일가가 계속 가져갈 수 있다. 동양네트웍스의 지배구조는 현 회장이 80% 지분을 보유한 티와이머니대부가 최대주주로 23%의 지분을 확보하고 있고, 현 회장과 아내인 이혜경 부회장, 장녀 현정담 상무 등 오너 일가가 보유한 지분도 19%에 달한다.
개인투자자 피해 구제와 오너일가 사재 출연 가능성은
일단 금융감독원은 동양증권의 채권 불완전판매에 대한 국민검사청구를 처음으로 받아들이는 등 피해자 구제를 위한 제도적 지원을 하고 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5만여 명에 달하는 개인투자자들이 모두 투자원금을 돌려받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경영진의 사기죄 입증과 오너일가의 사재 출연 가능성도 현재로선 낙관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현재현 회장은 이날 국회 국정감사에 출석해 계열사 법정관리를 미리 공모했다는 의혹을 부인했다. 또 “모든 재산을 그룹에 넣고 경영해 현재 재산이 얼마인지 모른다”고 말해 추가 사재 출연에 대해서도 부정적 입장을 보였다.
특히 동양파워, 동양증권 등 동양그룹이 가지고 있는 자산이 순조롭게 매각되지 않을 경우 피해자 구제 지원 자금 마련도 쉽지 않다. 따라서 피해자 구제에 오랜 시간이 걸릴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동양그룹 개인 투자자 피해 문제가 사회문제로 대두된 만큼 정치권 등에서 문제 해결에 나설 수 있을 것으로 본다며 “그러나 회사채와 CP는 원금 손실이 발생할 수 있는 투자행위인 만큼 100% 보상을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