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머스, 美 정치권에 일침.."예산안 싸움 잘못됐다"

"GDP 0.015% 불과한 오바마케어 때문에 허송세월"
"재정적자 문제 우려돼..성장 전략으로 해결해야"
  • 등록 2013-10-14 오후 3:21:33

    수정 2013-10-14 오후 3:21:33

[이데일리 성문재 기자] 로런스(래리) 서머스(사진·58) 전(前) 미국 재무장관이 자신을 반대했던 미국 정치권에 복수의 주먹을 날렸다.

서머스 전 장관은 파이낸셜타임스(FT) 14일자 지면에서 ‘예산안 전투는 잘못된 싸움(The battle over the US budget is the wrong fight)’이라는 제목의 기고글을 통해 예산안을 놓고 줄다리기를 벌이고 있는 미 정치권 행태를 신랄하게 비난했다.

로런스 서머스
서머스는 지난 7월부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차기 의장의 유력한 후보로 거론돼왔지만 정치권과 금융계 반발이 거세지자 지난달 15일 후보군에서 스스로 물러난 바 있다.

서머스는 기고문에서 “연방정부 셧다운(일부 업무정지)과 부채한도 증액 협상이 교착상태에 빠진 채 정치권은 10월을 보내고 있다”며 “협상의 쟁점인 미국 건강보험개혁법(오바마케어) 관련 예산은 국내총생산(GDP)의 0.015%에 불과하다”고 꼬집었다.

그는 또 “미래 역사가들은 오늘의 이 사태에 대해 미국 민주주의가 제 역할을 다하지 못한 전환점으로 기억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서머스 전 장관은 이에 따라 예산안에 이어 재정적자가 문제가 될 수 있다며 미국이 경제성장률을 높이면 이를 간접적으로 해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가계 수입이 늘고 외국과의 경제 협력과 투자도 활발해지기 때문이다. 이 경우 세율을 높이거나 지출을 줄이지 않아도 된다고 서머스는 덧붙였다.

그는 “성장은 민주-공화 양당 모두 큰 욕심이 없지만 사실 좋은 아이디어”라며 “성장 촉진에는 공공 인프라 투자는 물론 규제 완화, 교육 및 기초과학 투자 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서머스 전 장관은 “지난 5년 동안 ‘성장 전략’ 대신 ‘예산 협상’에 대한 논쟁을 해왔다”며 “미국인 대다수는 가계 소득이 침체되고 정쟁이 줄어들지 않는 현 상황이 잘못됐다고 생각하고 있는 만큼 우리는 이제 가장 중요한 문제에 집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유태계 미국인인 서머스는 16세의 나이로 미국 명문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에 입학했으며 27세에 하버드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이듬해인 1983년에는 하버드대 역사상 최연소 종신교수에 오르는 영광을 안았다.

그는 경제학계 노벨상으로 불리는 ‘존베이츠 클라크 메달’을 수상했으며 세계은행(WB) 수석이코노미스트,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 위원장 등을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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