찢고 합치고 떼내고…KB금융 조직개편안 윤곽

신용카드 분사에 이어 통합 홍보부 신설
연구소 독립..지주-은행 전략그룹 통합
  • 등록 2010-07-30 오후 4:21:52

    수정 2010-07-30 오후 5:39:35

[이데일리 이준기 기자] 어윤대 회장으로부터 `비만증` 진단을 받은 KB금융(105560)지주가 이르면 다음주초 체질 개선을 위한 조직개편을 단행한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은 이날 오전 2분기 결산을 보고하는 정기 이사회에서 주력 계열사인 국민은행의 조직구조를 슬림화하고 은행과 지주의 유기적 협력 체제를 구축하기 위한 조직개편에 대해 논의했다.

KB금융은 우선 국민은행에서 신용카드 사업부문을 떼어내는 신용카드 분사를 본격 추진키로 했다. 지난 2003년 옛 국민카드가 은행에 합병된 후 8년만에 다시 분사가 이뤄지게 되는 것이다.

이는 수익창출력이 높은 신용카드 부문을 은행으로부터 분사시켜 그룹 사업구조 다각화의 전환점으로 활용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신용카드 분사는 금융감독당국의 승인절차와 내부 인력채용 등의 절차를 감안하면 내년 초께 가시화될 전망이다.

KB금융은 또 지주와 은행에 각각 분리돼있던 홍보부서를 통합 운영키로 했다. 이에 따라 은행 내 모든 홍보 인력은 지주로 이동 배치될 전망이다. 지주는 홍보와 마케팅 업무에 주력하고 은행은 영업에만 매진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통합 홍보·IR담당 부사장에는 김왕기 전 국무총리실 공보실장이 내정됐다.

아울러 은행장 직속 기관인 국민은행연구소를 독립시켜 지주내 계열사를 모두 지원토록 할 계획이다. 그동안 주로 은행과 관련된 연구과제 수행에 주력했던 연구소 기능을 비은행 계열사로 넓혀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겠다는 뜻이다. 최근 KB금융의 그룹변화혁신 태스크포스(TF)가 여의도 국민은행 본점 7층에 자리를 잡으면서 연구소는 인근 알리안츠생명빌딩으로 자리를 옮겼다.

KB금융은 은행과 지주사로 나뉘어 있는 전략 부문을 지주사에서 총괄하기 위해 은행의 전략그룹을 재무그룹과 다시 합치는 방안도 추진중이다. 두 그룹은 그동안 서로 상충하는 기능이 많아 효율성이 떨어졌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지주사와 은행에 각각 배치돼있는 정보기술(IT)부서도 통합될 가능성이 높다.

금융권에서는 어윤대 회장과 민병덕 행장이 그동안 조직개편 과정에서 "1년간의 CE0 공백으로 인해 조직안정이 시급한 상황인 만큼 인위적인 구조조정은 하지 않겠다"고 수차례 밝힌 만큼 인력 감축은 뒤따르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KB금융 안팎에서는 국민은행의 조직체계에 변화가 가해질 경우 현재 14명의 부행장급 임원이 2~3명가량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어 이에 따른 일부 임직원들의 인사이동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KB금융 관계자는 "임영록 KB금융 사장 내정자가 정식 취임하는 다음달 2일부터 지주와 은행간 업무조정 등이 본격화될 것"이라며 "비대한 은행을 슬리화하는 대신 은행에 집중된 수익원을 지주 전체로 분산하는 것이 이번 조직개편의 주된 목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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