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팬택의 생존 여부에 따라 이러한 기본적인 업체 간 경쟁구도가 크게 달라질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팬택은 지난달 직원 700여 명을 6개월간 무급휴가를 보내는 등 대대적인 조직 슬림화 및 효율화 작업을 벌이고 있으나 향후 전망이 불투명한 상황이다.
업계는 팬택의 존재 자체가 삼성에는 긍정적인 영향을, LG에는 부정적인 파급 효과를 미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70% 이상의 절대적인 시장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는 삼성전자로서는 팬택이 살아있어야 향후 위협적인 경쟁자가 될 수 있는 LG전자(066570)를 대신 견제할 수 있다는 얘기다. 이른바 팬택을 통해 LG를 제어하는 ‘이이제이(以夷制夷)’ 전략인 셈이다.
여기에 팬택이 사라지게 되면 그 자리는 삼성이 아닌 LG전자가 메우게 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삼성 입장에서 이미 70%대를 넘는 압도적인 시장점유율을 80~90%까지 끌어올리기가 쉽지 않을 뿐 아니라 이 경우 시장 독점 논란에 휘말릴 수 있어 공격적인 마케팅 및 영업에 나서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이러한 팬택의 생존에 대한 삼성과 LG의 입장 차이는 삼성의 팬택에 대한 지분 투자에서도 여실히 드러난다. 지난 5월 박병엽 전 팬택 부회장이 삼성전자에 지분 투자를 권유했을 때 삼성전자는 팬택 지분 10.03%(투자액 530억 원)를 전격 인수하는 경영결단을 내렸다.
그 당시 삼성전자의 최고 경영진이 팬택 지분 인수결정을 하기까지 채 한 달도 걸리지 않을 정도로 신속하게 진행돼 오히려 투자를 제안했던 팬택 측이 깜짝 놀랄 정도였다고 한다. 외부 기업에 대한 투자에 신중하기로 잘 알려진 삼성이 이처럼 경쟁사에 신속한 투자를 하게 된 것은 팬택의 존재가 삼성엔그만큼 큰 의미를 지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업계 일각에서는 팬택이 삼성이 아닌 LG와 손을 잡는 게 미래 생존을 위해 더 유리했을 수도 있다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삼성은 팬택이 현재 수준만 유지하길 원하지만, LG는 팬택과 연대해 삼성에 대한 공세를 더욱 적극적으로 펼칠 것이므로 팬택의 성장도 그만큼 수월해질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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