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in][현대그룹의 숙제]②경영권 안전한가

현대상선, 범현대가 지분 약화 속 위협 가능성은 상존
현대엘리, 쉰들러 증자참여시 경영권 이슈 부각될수도`
  • 등록 2011-01-07 오후 7:43:33

    수정 2011-01-07 오후 7:43:33

마켓in | 이 기사는 01월 07일 19시 43분 프리미엄 Market & Company 정보서비스 `마켓in`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이데일리 김세형 기자] 현대차그룹이 우선인수협상자로 선정되면서 현대건설 인수에 바싹 다가서게 됐다. 다 잡았던 토끼를 놓친 꼴이 된 현대그룹 입장에서는 이것만으로도 분통이 터질 일이지만 현대건설을 놓친 이상 그룹 내부정비에 보다 힘을 들여야 하는 숙제도 안게 됐다. 그중에서도 현대상선(011200)현대엘리베이(017800)터에서 벌어질 수도 있는 그룹 경영권 위협에 대비하는 것은 빠뜨릴 수 없는 과제로 꼽힌다.

현대상선은 최근 증자시 범현대가가 실권하고 백기사도 확보, 현대차로 넘어갈 현대건설의 현대상선 지분의 폭발력은 어느 정도 잠재운 상태다. 현대엘리베이터 역시 50%가 넘는 지분을 보유하고 있어 행여나 있을 수 있는 쉰들러의 공격에서 안전 장치를 갖추고 있다.

하지만 범현대가와 쉰들러가 보유한 지분이 막대하다는 점은 항상 경영권 위협에 시달릴 우려를 낳게 하고 있다. 현대엘리의 경우 이번 정기주주총회에서 상당수 이사의 임기가 끝나면서 쉰들러측이 지분권을 내세워 이사 선임을 요구할 수도 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현대상선 역시 지분 격차는 벌여 놨으나 범현대가가 재차 도발을 감행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그들 역시 상장사로서 현대상선 보유 지분 가치를 높이라는 주주들 압력에 시달릴 수 있기 때문이다.

◇ 상선, 현대그룹 45% vs 범현대가 36% 현대건설 M&A가 시작됐을 때 현대건설이 보유한 현대상선 지분 8.3%(증자전)는 `뜨거운 감자`였다. 현대차가 현대건설을 가져갈 경우 범현대가가 현대그룹에 육박하는 현대상선 지분을 보유할 가능성이 컸기 때문이다. 때문에 현대건설 채권단은 현대그룹과 맺은 양해각서를 해지하면서 현대건설이 보유한 현대상선 지분을 현대그룹에 넘기는 중재안을 제시하기도 했다.

현대그룹이 현대건설 인수 등을 위해 현대상선 증자를 실시하면서 이제 현대건설이 보유한 지분 가치는 상당히 떨어졌다. 현대상선 증자가 끝난 현재 현대그룹은 그룹측과 넥스젠캐피탈 등 우호세력을 합해 39.55%를 보유, 증자전 40.68%보다 지분율이 하락했다. 그러나 백기사로 영입한 대신증권과 NH투자증권 보유분 4.1%, 그리고 우리사주조합 보유분 1.52%까지 합할 경우 보유 지분이 45.17%에 달한다.

반면 범현대가의 현대상선 지분은 현대건설이 보유한 지분 7.75%를 합하더라도 35.53%에 그친다. 증자에 불참했던 데다 KCC(002380)와 현대백화점이 오히려 기존 지분을 팔기까지 하면서 지분율이 낮아졌다. 현대그룹측으로서는 범현대가와의 지분 격차를 벌여 놓은 점은 그나마 다행이다. 하지만 전체 발행주식의 3분의 1이 넘는 지분이 여전히 적대적인 세력의 품에 놓여 있다는 점은 잠재적 위협으로 작용할 수 밖에 없다는 평가다. 특히 범현대가의 현대그룹에 대한 애착이 강하고, 이들 역시 주주회사로서 보유 지분의 가치 향상을 꾀할 필요가 있다는 점에서 이사 선임 등을 통해 현대상선의 경영에 간여하려는 시도는 언제든 실행될 수 있다. 다만 국민 정서상 범현대가가 당장 현대그룹 흔들기에 나서기는 힘들 것으로 예상된다.

◇ 현대엘리, 의문스런 쉰들러..상선보다 폭발력 더 클 수도

현대건설 인수전이 진행되는 사이 현대엘리베이터 역시 2대주주 쉰들러가 지분 매집에 나서면서 경영권 분쟁 가능성에 휩싸였다. 현대엘리베이터는 그룹 지주사격인 현대상선의 최대주주로 그룹 입장에서 중요성이 만만치 않은 곳이다.

지난 2006년 5월 KCC 등 범현대가로부터 지분을 넘겨받았던 쉰들러는 4년간 잠잠하더니 현대건설 인수전이 불거진 올해부터 현대엘리 지분 매집에 나섰다. 지난달 23일 현재 지분은 35.27%로 올들어 사들인 지분만 10%포인트에 달한다. 특히 현대그룹이 현대건설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직후 집중 매입에 나서면서 지분 경쟁에 관한 의구심을 불러 일으켰다.

현대그룹은 겉으론 태연한 척 했지만 현대로지엠을 동원, 맞대응했다. 이를 통해 현대그룹은 지난해말 46.5%이던 지분율은 50.06%까지 끌어 올렸다. 과반이 넘는 지분을 확보했으니 쉰들러의 공격에서 비교적 자유로와진 셈이다.

하지만 증권가 안팎에서는 현대엘리베이터 이사 상당수의 임기가 끝나는 것을 들어 쉰들러가 경영 참여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현대엘리베이터는 등기임원 6명중 4명(사내이사 2명·사외이사 2명)의 이사 임기가 내년 3월로 끝이 난다. 지난해 10월 허용석 전 관세청장의 사내이사 선임이 무산되면서 최대 5명의 이사를 선임할 수도 있다. 쉰들러측의 경영 참여 요구가 현실화되고 받아들여질 경우 현대그룹은 쉰들러의 입김 아래 지금까지 현정은 회장 중심으로 만들어온 그룹 문화를 일정 부분 바꿔야 할 가능성이 있다.

▶ 관련기사 ◀ ☞현대그룹 "현대차 우선협상자 지위부여, 납득할 수 없다" ☞현대건설 삼켰다가 토해낸 현대그룹..`침울` ☞현대그룹, 현대차 소송 취지변경..`끝까지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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