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평생 왼쪽 탄다" 김학의 '가르마' 반론 통할까

[이데일리 박한나 기자] 억대 뇌물과 성접대를 받은 혐의로 기소된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측이 가르마 방향 등을 근거로 들며 혐의를 강하게 부인했다.

29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정계선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결심공판에서 김 전 차관은 오피스텔 성접대 동영상 속 인물이 자신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김 전 차관 측 변호인은 지난 2007년 11월 13일로 추정되는 ‘오피스텔 성접대’ 동영상 속 인물과 김 전 차관을 비교하며 ‘가르마가 왼쪽과 오른쪽으로 완전히 다르지 않나’라고 물었다.

이에 김 전 차관은 “그렇다. 저를 믿어달라”며 “저는 평생 왼쪽 가르마를 탔는데 검찰이 성접대 정황으로 제시한 사진 속 인물은 가르마가 정반대”라고 답했다. 이어 평생 가르마 위치를 바꾼 적 없다며 영상 속 인물이 자신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이에 휴대전화 카메라의 ‘반전 기능’이 사용됐을 가능성이 제기됐지만, 변호인은 “검찰이 당시 촬영에 쓰였다고 주장하는 폴더폰과 같은 기종을 구해 찍어봤다. 반전기능, 셀카(셀프 촬영) 기능도 없었다”고 반박했다.

이날 재판을 지켜본 김 전 차관의 아내는 이 같은 이야기를 들으며 “기계치라서 휴대전화 만질 줄도 모른다”고 지인에게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김 전 차관은 강원도 별장에 간 기억도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정말 괴롭지만 그걸로 망했고 여기까지 왔지만, 제 기억 속에 없다”며 “2013년부터 조사했지만 제가 누구하고 어떻게 갔는지 아직 안 밝혀졌더라”라고 말했다.

이날 검찰은 “피고인의 범행은 법정에 제출된 사진과 관여자들의 증언으로 사실상 모두 입증됐다”고 보면서, 김 전 차관에게 징역 12년과 벌금 7억원, 추징금 3억3760여만원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김 전 차관의 선고 공판은 다음 달 22일 오후 2시에 진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