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이데일리 이정훈 특파원] 아일랜드가 유로존 국가들로부터 긴급자금을 지원받은지 3년만에 구제금융 프로그램에서 졸업했다. 유로존 재정위기 이후 구제금융에서 벗어난 첫 국가가 됐다.
| 분기별 아일랜드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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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클 누난 아일랜드 재무장관은 13일(현지시간) 기자회견을 열고 “오늘로써 국제사회 구제금융 프로그램에서 공식적으로 벗어나게 됐다”며 “우리는 만약에 있을 금융시장 충격에 대비한 어떠한 예방적 보호조치도 요청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소위 ‘클린 엑시트(Clean Exit)’의 꿈을 이루게 된 것이다.
아일랜드는 부동산시장 거품이 붕괴되면서 은행권이 재무상태 악화로 인해 차례로 무너지자 지난 2010년 11월 유로존으로부터 675억유로의 구제금융 자금을 지원받았다.
이후 아일랜드는 구제금융 프로그램의 조건을 충족하기 위해 뼈를 깎는 재정지출 삭감 노력을 하면서 정부 재정적자를 줄이기 위해 세금을 인상하고 내수를 부양하는 등 긴축 노력을 지속해왔다. 그 덕에 아일랜드의 실업률은 작년 최고점인 15.1%에서 13% 아래로 내려갔고 내년 경제는 2% 수준의 성장을 달성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도 “아일랜드가이뤄낸 성과는 미래에 대한 희망을 높여주고 있다”며 “아일랜드 정부는 매우 강한 정책 실행능력을 보였고 이것이 구제금융 졸업의 원동력이었다”고 평가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누난 장관은 “이것이 긴 여정의 끝은 아니지만 이번 구제금융 졸업은 우리가 갈 여정에서 매우 중요한 이정표가 될 수 있을 것”이라며 “앞으로도 지금까지 취해온 정책들을 지속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아일랜드는 재정 긴축정책을 유지하면서도 향후 경제 성장을 부양하기 위해 국민들의 소득세 인하를 검토하기로 했다.
누난 장관은 “조세정책이 경제 성장과 고용 창출의 밑거름으로 활용될 수 있는 방법을 적극 모색할 것”이라며 “만약 소득세 인하가 경제 성장을 돕고 고용을 더 만들어낼 수 있다면 이를 채택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