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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443차 정기 수요집회가 한국여신학자협의회 주관으로 10일 낮 12시 서울시 종로구 수송동 평화의 소녀상 앞에서 열렸다. 이날 수요집회엔 취재진과 집회 참가자 등 약 200명이 모여들었다.
지난 7일 손 소장이 숨진 채 발견된 이후 첫 집회였기에 수요집회는 무거운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집회 시작 전 참가자들이 ‘바위처럼’ 노래에 맞춰 율동을 하는 과정도 생략됐다. 대신 참가자들은 손 소장에 대한 추모문 등을 낭독한 후 묵념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나영 이사장은 눈물을 터뜨리며 “‘이사장님, 수고 많아서 어째요. 할머니는 식사 잘 하십니다.’가 소장님과 나눈 마지막 문자였다”며 “이 끔찍한 일들이 부족한 저희 때문인 것 같다. 당신을 잃은 모두가 죄인”이라고 말했다.
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 창립 멤버인 김혜원씨는 “1992년 싸늘한 사회의 시선을 받으며 감히 수요집회를 감행했다”라며 “외로운 싸움이 온 세상 평화운동가들의 호응과 지지를 받아 여성인권과 세계 평화를 주장하는 운동의 중심이 됐다”고 성토했다. 그는 “공든 탑을 무너트리려 하는 불순한 반대세력이 우리를 집요하기 공격한다”라며 “물러서지 않고 일본이 할머니들에게 사죄하고 전쟁범죄를 사죄하는 그날까지 갈 거다”고 강조했다.
한편 손 소장의 발인식은 이날 오전 서울 서대문구 연세세브란스병원에서 진행됐다. 이나영 정의연 이사장, 한국염 정의연 운영위원장 등 공동 장례위원과 시민사회 관계자 등이 참석했다. 이날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의원(전 정의연 이사장)도 발인식에 참석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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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집회 현장 인근을 둘러싼 양 측의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이날 수요집회와 같은시각 자유대학호국단, 자유의 바람, 턴라이트 등 단체는 ‘가증스러운 정의기억연대의 인권주장, 윤미향 부부의 월북회유 규탄한다’라는 문구가 적힌 현수막을 들고 확성기 차량을 동원해 집회를 벌였다. 반대편에선 자유연대 등이 정의연 해체와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사퇴를 촉구하는 집회를 열었다.
이날 이 이사장이 추모 발언을 하는 동안 수요집회와 맞불집회 참가자들이 갈등을 빚기도 했다. 이들은 경찰을 사이에 두고 각각 ‘정의연을 지지한다’와 ‘윤미향은 국회의원이 아니다’라는 피켓을 두고 대치했다. 손가락 욕과 욕설이 오가기도 했다.
한편 오는 24일과 다음 달 1일엔 보수단체가 수요집회 장소를 선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정의연 측은 “수요집회는 당연히 진행한다”며 “(장소) 옆에서 수요집회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