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家 다툼' 71억원 민사소송 동생 박찬구 패소

금호석화 "박삼구 지시로 금호산업 CP매입해 손해"
법원 "박삼구 경영상 판단…계열사 부당지원 아냐"
  • 등록 2016-06-23 오후 2:27:52

    수정 2016-06-23 오후 3:40:21

[이데일리 전재욱 기자] 박찬구(68) 금호석유화학 회장이 형 박삼구(71)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을 상대로 수십억 원의 손해배상 소송을 냈으나 졌다.

서울중앙지법 민사31부(재판장 김정운)는 23일 금호석유화학㈜이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과 기옥 전 금호석화 대표를 상대로 낸 71억 원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했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금호산업(002990)을 주축으로 컨소시엄을 꾸리고 2006년 11월 대우건설을 사들였다. 기명식 보통주식 2억4400여만주를 매입하는 데 6조4255억원이 들었다.

이후 불어닥친 세계경제 위기로 건설경기는 불황을 맞았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2009년 6월 대우건설 공개매각을 발표했다. 그룹에서 주축이 돼 대우건설 매각에 나섰던 금호산업은 2010년 1월 워크아웃에 들어갔다.

워크아웃에 이르기 직전까지 금호석화는 금호산업의 기억어음(CP)을 매입해줬는데 워크아웃 이후 회수하지 못한 CP는 165억 원어치였다. 이를 두고 계열사 간 부당지원이라는 지적이 일었으나 공정거래위원회는 부당지원행위가 아니라고 결정했다. 이후 금호석화는 박삼구 회장을 특경가법 배임 혐의로 고소했으나 무혐의 처분이 났다.

이에 금호석화는 민사소송으로 다투면서, “박삼구 회장의 지시로 매입할 필요가 없던 금호산업 CP를 사들여 165억 원을 회수하지 못해 최종적으로 71억 원의 손해가 났다”며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금호석화가 금호산업 CP를 매입한 것은 경영진인 박삼구 회장의 경영 판단의 재량 범위에 있어 보인다”며 “금호석화가 금호석화를 부당지원하려고 임무를 위배한 것으로 인정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당시 금호석화 재무상태가 극심하게 어려운 상황은 아니었던 점과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불안정하지 않았으며, 영업활동도 지장이 없었던 점을 근거로 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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