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우경화 우려" 김웅, '마지막 카드' 총선 불출마 선언(종합)

김웅 국민의힘 의원 기자회견
"결정적 계기는 해병대원 사망, 헌법 경시 안돼"
"與, 수도권·중산층 취약…노동·복지·환경 챙겨야"
  • 등록 2024-01-08 오후 2:32:23

    수정 2024-01-08 오후 2:38:08

[이데일리 경계영 기자] 김웅 국민의힘 의원(초선·서울 송파갑)은 8일 이번 총선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국민의힘 내 불출마 선언은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에 이어 두 번째이자 비윤(非윤석열) 진영에선 첫 번째다.

김웅 의원은 이날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금의 국민의힘이 민주적 정당인지를 묻는다. 제 답은 ‘그렇지 않다’”라며 “그래서 저는 국민께 표를 달라고 할 수 없다”고 불출마 의사를 밝혔다.

검사 출신인 김 의원은 ‘검사내전’ 저자로도 유명하다. 그는 지난 2020년 유승민 전 의원 권유로 새로운보수당 1호 인재로 영입됐으며 같은해 보수 진영에서 통합된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에서 송파갑에 단수 공천을 받아 21대 총선에서 당선됐다.

김웅 국민의힘 의원이 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22대 총선 불출마 선언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김 의원은 “우리 당이 가야 할 곳은 대통령의 품이 아니라 우리 사회 가장 낮은 곳”이라며 “그것이 보수주의 정당의 책무이고 미래를 여는 열쇠다. 운동권 전체주의를 이길 수 있는 유일한 힘은 바로 민주주의”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제 제가 가진 마지막 카드를 던진다. 우리 당이 바로 서기를 간절히 기원한다”며 “그동안 성원해주셨던 송파 주민 여러분 감사하고 죄송하다”고 덧붙였다.

김 의원은 불출마를 결심하게 된 계기로 해병대원 사망 사건을 꼽았다. 그는 “전체 질서를 위해 개인이 희생될 수 있다는 것이 우경화의 주요한 특징 중 하나”라며 “명령과 위계질서를 지키기 위해 억울하게 죽어간 병사와 그 죽음을 밝히려 했던 수사단장에 대해 항명이라고 얘기했다. 서명 문건보다 전화 한 통이 더 무게 있는 명령이라면 제대로 된 국가겠는가”라고 반문했다.

특히 그는 국회의원 불체포특권을 두고 “체포동의안 제도는 17세기 영국 제임스 1세 때 의회가 절대왕정을 상대해 첫 번째로 거둔 승리로 기념비적 제도”라며 “그 제도를 고작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잡겠다고 보수주의 정당에서 우습게 여기는 것은 말도 안 된다”고 판단했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총선 후보자에게 불체포특권 포기 각서를 받겠다고 한 것과 관련해 “공천권 때문에 헌법상 제도를 조롱거리로 만드는 데 동참하지 않겠다”고도 언급했다.

이제 막 들어선 ‘한동훈 비상대책위원회’에 대해 김 의원은 “운명이 걸려있다”며 “한동훈 위원장이 가진 최대 정치적 자산은 공정함이었는데 특검법 때문에 운신의 폭이 많이 좁다. 대통령실에서 한동훈 위원장에게 움직일 공간을 마련해줘야 한다”고 봤다.

당 개혁의 필요성을 주장한 그는 “우리 당은 수도권과 중도층에 매우 취약한데 수도권에 사는 도시 중산층 이상 서민에게 현실적 도움을 주지 못하고 있다”며 “이념적으로도 느닷없이 홍범도 장군을 역사에서 끌어내리는 등 우경화하는 것을 바꿔야 한다. 결국 노동·복지·환경, 세 주제를 가져오느냐가 당 생존을 결정지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 의원은 총선에 출마하지 않더라도 국민의힘을 탈당하진 않겠다고 일축했다. 그는 “제 고향(전남 여수)이 야당 세가 강한 곳이지만 제 고향을 부정해본 적이 단 한 번도 없듯 정치적 고향도 함부로 버릴 수 없다. 지금보다 더 우경화되진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앞으로의 활동에 대해선 “불출마도 정치적 활동”이라며 “당분간 당이 맡긴 (총선) 공약 개발을 하고 대외활동을 줄일 것”이라고 답했다.

이와 관련 유승민 전 의원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마음이 아프다”며 “이 나라를 위해 이 사람이 소중하게 쓰일 날이 언젠가 올 거라고 믿는다”고 적었다.

김웅 국민의힘 의원이 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22대 총선 불출마 선언 기자회견을 마치고 이동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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