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패니즈는 닮고 싶은 사람을 뜻하는 `워너비(wannabe)`라는 단어와 일본인을 뜻하는 `저패니즈(Japanese)`를 합친 조어로, 일본 문화에 광적으로 집착하는 서양인들을 일컫는 말이다.
사실 지난 1960~1980년대 고도 경제 성장에 일본은 전 세계 국가들의 시기와 부러움을 한몸에 샀다. 많은 이들이 `일본을 배우자`고 외쳤다. 일본산(産) 전자제품은 불티나게 팔렸고 미국과 유럽에서는 청소년들이 엑스재팬(X JAPAN) 등 J-팝(일본 노래)을 흥얼거렸다.
그러나 1990년대 이후 일본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들도 줄었다. 전세계 청소년들은 사람들은 J-팝 대신 K-팝(한국 대중음악)을 듣기 시작했고 일본산 전자제품보다는 미국 애플과 한국 삼성전자(005930)에 더 열광하고 있다.
이제 `잃어버린 10년`에서 벗어나고 있는 일본 정부는 와패니즈 부활을 꿈꾸고 있다. 와패니즈를 아베노믹스(아베 신조(安倍晋三) 정부의 경기부양책) 성장전략 일환을 적극 활용하겠다는 계획이다.
“일본을 보여주고 체험하고 찾아오게 하라”
아베 정부는 2013년 민간기업들과 손을 잡고 390억엔(약 3590억원) 규모의 펀드를 조성 `쿨재팬(Cool Japan) 기구`를 출범했다. 이후 투자에 참여한 민간기업들은 더 늘어나 펀드 규모는 지난해 말 기준으로 406억엔까지 성장했다.
일본 정부는 이를 위해 애니메이션와 TV채널 현지화에 집중하고 있다. 특히 애니메이션의 경우 어린아이부터 어른에 이르기까지 모두가 즐길 수 있고 거부감이 적기 때문에 일본을 알리는데 무엇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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쿨재팬 기구는 올해 `도라에몽`과 `크레용신짱` 등 인기 애니메이션 현지화 사업에 95억엔을 투입할 계획이다. 또 일본 애니메이션과 게임 관련 인터넷 쇼핑몰 업체`도쿄 오타쿠 모드(Tokyo Otaku Mode)`에 15억엔을 투자해 홍보 활동을 강화할 방침이다.
도쿄 오타쿠 모드는 “쿨재팬 기구가 투자를 결정하기 이전부터 우리는 두터운 팬층을 가지고 있었다”면서도 이번 투자를 통해 시장을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일본을 체험할 수 있는 현지 플랫폼으로는 음식점과 백화점이 주로 선택됐다. 쿨재팬 기구가 출범 이후 백화점과 음식점에 투자를 결정한 금액만 최대 153억엔에 달한다. 출자금 3분의 1이 넘는 규모다. 주로 사업은 아시아 지역에 집중돼 있다.
“쿨재팬 사업..세금 좀벌레 될 가능성 높아”
쿨재팬 전략를 비판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무엇보다도 정부의 예산을 활용해서까지 기업들의 해외 진출을 부추겨야 하는가에 대한 질문이 쏟아지고 있다.
일본 정부는 한국 K-팝이 해외에서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는 예산 책정 등 한국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이 있었기 때문이라며 쿨재팬 사업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게이오(慶應)대의 기시 히로유키(岸博幸) 미디어디자인 대학원 교수는 “한국 연예기획사들은 정부 지원이 있기 이전부터 위험을 부담하고 해외에 진출해왔다”고 설명했다.
기시 교수는 “한국 연예기획사들은 한국 시장만 가지고는 수익을 낼 수 없는 구조이기 때문에 해외 시장에 적극적으로 도전했다”며 “일본은 상황이 다르다”고 지적했다.
그는 “일본의 경우 한국보다 내수 시장이 탄탄하기 때문에 생존을 위해 해외 진출을 할 필요가 없다”면서 “정부 지원만을 가지고 진출했다가 세금만 낭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음식, 패션, 미디어 등 각 문화별로 특화된 사업 전개 방안이 전무하다는 점도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쿨재팬 기구는 사업 적합성 판단을 기구 내 위원회에만 의존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