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공·유통업계, `우유대란 오나` 살얼음판

대형마트·편의점 우유 공급량 5~15% 감소
판매량·가격 등은 아직 큰 변화없어
서울우유 "원유공급 정상화까지 2년 걸려..대책 시급"
  • 등록 2011-03-07 오후 4:00:13

    수정 2011-03-07 오후 4:00:13

[이데일리 유환구 김대웅 기자] 국내 1위 유가공업체인 서울우유가 추가 원유 확보에 실패하면서 공급물량에 차질을 빚자 대형마트와 편의점 등 유통업계에도 파장이 미치고 있다.

공급 물량의 감소가 현실화되고 있는 가운데 우유 성수기인 새학기가 시작됨에 따라 수급이 더욱 악화되면서 `우유 대란`이 현실화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서울우유는 지난달 중순 편의점업체들에게 우유 공급량이 지난 12월 기준 물량의 60% 수준까지 줄어들 수 있다는 공문을 보냈다. 많이 팔리지 않는 품목들의 경우 아예 공급을 전면 중단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보광훼미리마트는 "현재 서울우유 측의 공급물량이 5~10% 줄어든 상태"라며 "구제역 여파로 원유 집유량이 크게 줄어들면서 바나나우유나 딸기우유 등 가공유제품 중심으로 공급이 감소했다"고 말했다.

GS25는 서울우유 제품 공급이 이전보다 15%가량 줄었고, `서울 목장우유 1.8ℓ` 등 6개 제품의 공급이 끊겼다.

세븐일레븐은 지난달 중순 이후 서울우유 제품류는 매출이 하락하고, 남양과 매일유업 등 기타업체는 모두 상승했다고 밝혔다. 특히 지난달 14일부터 지난 6일 기준 전년동기대비 매출이 가공유와 흰우유는 3.9%,와 9.3% 각각 감소했다. 반면 요쿠르트와 가공유는 매출이 9.3%와 2.7% 증가했다.

특히 지난달 12월부터 가격을 기존 2400원에서 2140원 인하한 흰우유 1L 제품은 전년 대비 평균 매출이 30% 이상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GS25는 우유 파동이 심화되기 이전인 지난 14~20일과 2월28일~3월6일의 매출을 비교한 결과 흰우유는 2.7% 판매가 늘어 6.6% 오른 가공유에 비해 상대적으로 증가율이 낮았다고 전했다.

대형마트도 매장마다 차이는 있지만 전체적으로 공급 물량이 줄어들고 있다.

유제필 홈플러스 낙농담당 바이어는 "지난달 초부터 구제역 발생 이전 평달 대비 약 10% 정도 물량이 줄어서 지난 주까지 지속됐으며, 이번 주부터 급식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물량 수급이 더욱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이어 "지난 주까지는 급식이 전개되지 않은 데다 봄방학 때 비축해 놓은 물량도 있었기 때문에 큰 무리는 없었지만 이번 주부터는 구제역 발생 이전 평달 대비 약 15~20% 정도 공급량이 감소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롯데마트(롯데쇼핑(023530)) 관계자는 "매장마다 차이는 있지만 구제역 발생 이후 전체 우유 공급이 5~10% 정도 줄었다"며 "아직 판매량이나 가격에는 큰 변화가 없는 편"이라고 말했다.

유통업체들은 결국 `우유대란`의 가능성은 공급업체들에게 달려 있다고 보고 있다. 특히 서울우유의 경우 국내 시장의 절대적인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어 공급량을 추가감소할 지 여부에 대해 예의주시하고 있다.

서울우유는 지난해 1850톤이었던 하루평균 집유량이 최근 15500톤으로 줄어들며 심각한 원유부족 사태에 직면하자 돌파구를 찾기 위해 분주하다.

낙농진흥회에 부족한 원유에 대한 공급 요청을 했지만 이렇다 할 답변을 듣지 못한 상태고, 상황에 따라 군부대에 납품되는 우유를 주 1~2회 줄이는 방안을 국방부에 건의하기도 했다.

서울우유 관계자는 "이번 구제역 사태를 겪으며 대량의 젖소가 살처분돼 원유공급이 완전히 정상화되기까지는 약 2년의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며 "정부 차원에서 원유수급에 대한 특단의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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