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in][건설 품은 현대]⑦만기분산 발등의 불

인수대금 70% 이상 외부차입 전망..`현대증권 내놓을까` 관심
  • 등록 2010-11-16 오후 2:29:28

    수정 2010-11-16 오후 2:59:23

마켓 인 | 이 기사는 11월 16일 14시 29분 프리미엄 Market & Company 정보서비스 `마켓 인`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이데일리 오상용 김재은 기자] 현대건설을 품에 안은 현대그룹의 당면과제는 어떻게 하면 재무구조를 안정시킬 것이냐다. 금융시장 참여자들은 현대그룹의 무리한 차입인수를 우려하며 `승자의 저주`를 떠올리고 있다. 현대건설 인수대금의 대부분을 외부에서 조달해야 하는 현대그룹으로선 크레딧 시장의 우려를 불식시킬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 현대건설 경영권 프리미엄 94% 육박

현대그룹이 현대건설(000720) 인수를 위해 제시한 입찰가는 5조5000억원이다. 매각대상 채권단 지분 3887만9000주(전체 주식의 34.88%)를 주당 14만1460원에 인수하기로 한 것이다. 최종 인수가액은 본협상 과정에서 조정될 수 있지만 전날 종가(7만3100원) 기준 93.7%에 달하는 경영권 프리미엄이 더해졌다.

채권단 지분 34.88%의 가격이 5조5000억원이라는 것은 현대그룹이 현대건설 전체 가치(시가총액)를 15조7683억원으로 판단한 것이다. 금호그룹이 대우건설을 인수할 당시 대우건설 시총을 9조원으로 책정한 것과 비교하면 큰 차이를 보인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통상적인 경영권 프리미엄이 30% 안팎임을 감안하면 과감한 베팅이라는 말 밖에는 표현할 길이 없다"고 했다.

◇ 인수대금 70% 외부차입

현대그룹의 주력 계열사인 현대상선과 현대엘리베이터 현대로지엠의 3분기말 현재 현금성 자산은 총 1조2300억원 가량이다. 여기에다 연말로 예정된 현대상선의 4000억원 유상증자를 감안하면 현대그룹의 주력 3사는 1조6300억원을 자체자금을 보유하고 있다. 금융계열사인 현대증권의 참여도 예상되지만 지원 여력에는 한계가 있다.

결국 단순 계산해 보면 전체 인수대금 5조5000억원 가운데 70% 가량이 외부차입을 통해 이뤄질 수밖에 없다. 물론 현대그룹 3사가 보유한 1조2300억원의 현금성 자산 역시 일부는 용처가 정해져 있어 전액 현대건설 인수에 투입하기엔 무리가 있다. 이에 따라 크레딧 시장에선 사실상 인수대금의 80% 가량이 외부 차입을 통해 이뤄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고 했다.

◇ 이자비용 급증할듯

현대그룹은 필요한 외부차입금 가운데 이미 일부는 회사채와 기업어음(CP)발행, 주식담보대출을 통해 마련했다. 나머지는 추가 회사채 발행과 재무적투자자(FI) 참여 등을 통해 충당하기로 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FI로 참여하는 동양종금증권과 프랑스 나티시스 은행이 지분참여가 아닌 대출(loan)만 한다고 볼 때 이번 M&A로 현대그룹 주력계열사들은 연간 2000억원 안팎의 이자비용이 추가로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미 현대상선과 현대엘리베이터는 영업이익의 상당부분을 이자를 메우는데 쓰고 있다. 올들어 9월까지 현대상선의 누적 영업이익은 4658억원이다. 같은 기간 현대상선이 낸 이자비용은 2036억원으로 영업이익의 절반에 달했다. 현대엘리베이터 역시 올들어 9월까지 366억원의 영업이익을 냈지만 이 가운데 절반 가량인 173억원을 이자 갚는데 썼다.
▲ 자료:금융감독원, 한국기업평가(단위:억원)

9월말 기준 현대상선과 현대엘리베이터의 부채비율은 262.6%, 108.2%로 6월말에 비해 소폭 개선됐다. 그러나 10월이후 전방위적으로 인수대금을 만들며 다시 악화됐을 것으로 관측된다. 현대건설 인수에 들어가는 5조5000억원의 자금은 9월말 기준 현대상선의 총차입금 6조3900억원의 86%에 달하는 규모로, 상선을 비롯한 그룹 계열사들의 부채비율과 차입금 의존도는 크게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한 증권사 현대상선(011200) 담당 애널리스트는 "현대상선이 절반이상의 자금조달을 맡아 부담이 과중하다"며 "해운업황이 내년을 고점으로 전망이 불분명한데다 현대상선이 2조3000억~2조4000억원 가량의 자금을 상환할 능력이 되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 만기분산 관건.."현대증권 매각 도마 위에"

4조원 안팎의 자금을 외부에서 끌어와야 하는 현대그룹 입장에선 당장 기업어음(CP)을 통해 조달한 5800억원의 단기자금을 중장기 차입으로 돌리는 게 급선무다. 기존 채무의 만기도 속속 돌아올 예정이어서 현대그룹 입장에선 단기자금을 중장기 회사채나 은행 장기 대출로 갈아타야 한다. 현재 현대상선과 현대엘리베이(017800)터의 단기차입금은 각각 8712억원과 1460억원으로 집계되고 있다.

그러나 차입여건이 녹록치 않다. 재무개선약정 체결을 둘러싸고 은행권과 법적분쟁까지 벌였던 터라 은행권의 분위기가 호의적이지 않다. 적지 않은 규모의 자금을 회사채 시장을 통해 직접조달할 수밖에 없다. 크레딧 시장 애널리스트들은 "현대그룹이 발행할 만기분산용 회사채가 시장에서 소화된다 하더라도 관건은 금리수준"이라고 했다. 다른 증권사 크레딧 애널리스트는 "A등급 회사들이 펀딩을 안정적으로 하기 힘든 만큼 현대그룹이 나티시스와 동양종금증권(FI)에게 좋은 조건(높은 금리)을 제시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

결국 현대그룹이 유휴자산 매각과 유동화, 사업구조 재편을 통해 재무 안정의 의지를 보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증권업계 고위 관계자는 "현대건설 인수 부담을 덜기 위해 현대그룹의 보유 자산매각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현대증권 매각이 다시 도마에 오를 수 있다"고 했다. 현대증권의 최대주주는 현대상선으로 23.17%(3938만2676주)를 보유하고 있다. 전날 종가 기준으로 이 지분의 가치는 5830억원 수준이다. 이 밖에 현대상선이 보유한 부산신항만 지분의 유동화 역시 가속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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