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 등쌀에 맥 못추는 '스마트토이'..물 건너간 IT 조기교육

4조 규모 스마트토이시장 매년 42% 성장..韓은 50억원 내외 불과
'스마트토이는 교육적으로 좋지 않다'는 부모들의 인식이 원인
해외에서는 조기 IT 교육을 목적으로 다양한 장난감 출시 돼
전문가 "교육적으로 장점은 분명히 있지만, 너무 의존해서는 안돼"
  • 등록 2016-05-10 오후 1:59:31

    수정 2016-05-11 오후 5:53:29

[이데일리 채상우 기자] “그렇지 않아도 아이들이 스마트폰에 빠져서 걱정인데, 장난감마저 스마트폰을 이용해야만 한다니 솔직히 걱정이 들어요. 교육적으로 좋다고 하지만 건강에도 나쁠 것 같고 스마트폰 중독에 빠지지 않을까요.”

5살, 3살 두 자녀를 키우고 있는 최윤정(31) 씨는 최근 국내에서도 등장하고 있는 스마트 토이에 대해 우려가 깊다. 스마트 기기를 사용해 구동되는 스마트 토이가 아이에게 교육적으로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걱정이 앞선다.

IT(정보통신)산업의 핵심 경쟁력인 소프트웨어의 중요성이 날로 강조되는 가운데 이에 대한 조기교육의 일환으로 스마트 토이가 전세계적으로 성장세를 이어오고 있다. IoT(사물인터넷)과 AI(인공지능), 다양한 통신기술이 적용된 스마트 토이를 가지고 놀다 보면 자연스럽게 작동 원리를 궁금해하고 이는 곧 소프트웨어 경쟁력을 키우는 원동력이 된다는 이유에서다.

자료=IDATE
프랑스 IT(정보기술) 전문 컨설팅업체 아이데이트(IDATE)는 올해 37억유로(한화 약 4조9400억원)인 전세계 스마트 토이 시장이 연평균 42% 성장해 2018년이면 약 (9조8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바비인형으로 유명한 미국의 매텔(Mattel)은 와이파이 통신을 이용해 대화를 할 수 있는 ‘헬로바비’를 출시했다. 헬로바비에게 말을 걸면 와이파이를 통해 중앙 서버로 전송되고 이에 맞는 대답을 통신을 이용해 헬로바비에게 전달하는 방식이다. 매텔은 바비가 사는 집인 ‘드림하우스’에 스마트홈 시스템을 적용할 예정이며, 바비 인형을 위한 드론까지 출시할 계획이다.

디즈니는 NFC(근거리 무선통신), 블루투스, 증강현실을 이용한 ‘디즈니 인피니티’와 ‘플레이메이션’을 선보였다. 레고는 레고블록에 가속도 센서와 통신칩을 넣어 컴퓨터를 이용해 만들고자 하는 구조물을 예측하는 ‘레고X’를 출시했다.

해외에서 스마트 토이를 수입하고 있는 무어돌코리아의 신현호 대표는 “외국의 부모들은 아이들에게 IT에 대한 관심을 고취시키고 조기 교육을 목적으로 스마트 기기를 구입하고 있다”며 “소프트웨어 강국의 원동력이 바로 이런 조기교육에서 나온다”고 말했다.

이에 반해 한국에서는 유독 스마트 토이가 맥을 못 추고 있다. ‘전자기기는 나쁜 것’이라는 부모들의 인식이 스마트 토이 시장의 성장을 발목 잡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는 국내 시장 규모를 약 50억원 내외로 추정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스마트 토이를 만들고자 하는 움직임은 있었다. 손오공(066910)은 지난 2014년 12월 말을 따라하고 대화를 나눌 수 있느 스마트 토이 ‘펭토킹’을 출시한 바 있다. 당시 손오공은 원로 배우 신구를 모델로 삼아 텔레비전 광고와 특별판 애니메이션을 제작하며 대대적인 마케팅을 진행했다.

손오공 측에서는 “꾸준히 사랑받고 있다”고 말해지만, 정확한 판매 추이 정보는 제공을 거절했으며 스마트토이의 추가적인 생산 계획은 가지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손오공도 스마트토이에서 큰 활약을 하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대만 스마트토이 전문업체 무어돌에서 개발한 대화하는 곰인형 ‘아임통’. 사진=무어돌코리아
스마트 토이 전문업체 베이스디는 2014년 스마트 장난감 ‘나요(NAYO)’를 선보였다. 나요는 아이가 그림을 완성한 후 스마트 기기를 통해 보면 그림이 3D입체 영상으로 움직이는 차세대 스마트 토이다. 언론과 업계의 관심을 받은 나요였지만 소비자의 관심은 받지 못했다.

대만의 스마트 토이 전문업체 무어돌이 제작한 대화하는 인형 ‘아임통’은 대만과 중국, 러시아, 일본에서 큰 인기를 끌었지만 한국에서는 판매량이 월 100개에 머물러 있는 수준이다.

업계는 스마트 기기에 대한 부모들의 부정적인 인식을 국내 스마트 토이 시장 부진의 가장 큰 원인으로 꼽는다.

베이스디 관계자는 “스마트 기기를 이용한다는 이유로 스마트 토이에 대해 무작정 부정적인 인식을 가지고 있는 부모들이 대부분”이라며 “업계에서도 지금은 새로운 제품을 개발하는 것보다 부모의 인식을 바꾸는 것에 집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직접 스마트 토이를 이용한 소비자들은 부모들의 기우가 지나치다고 입을 모은다. 교육적으로뿐 아니라 정서적으로도 아이들에게 긍정적인 효과를 미친다는 반응이다.

7살 남자아이를 키우고 있는 최지남(37) 씨는 “동화책을 읽어주는 스마트 토이를 사용하고 있다”며 “책 읽기를 싫어했던 아이가 이제는 먼저 보고 싶은 책을 찾는다”고 말했다.

대화를 하는 인형을 구입한 강인희(36) 씨는 “아이가 형제가 없어서 외로워했는데 대화가 가능한 인형을 구입한 이후로는 아이를 동생처럼 여기며 지낸다”며 “아이가 성장하는 데 말하는 인형이 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안혜준 한양여대 유아교육과 교수는 “부모가 아이를 제대로 돌보지 못하는 상황에서는 스마트 토이가 아이의 교육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장점은 분명히 있다”며 “하지만 무엇보다 부모와의 교감이 중요하므로 스마트 토이에 너무 의존하는 것 또한 바람직하지 못하다”고 설명했다.

※용어설명 : 스마트토이

스마트 토이란 IoT(사물인터넷)과 AI(인공지능) 등 차세대 신기술이 접목된 신개념 장난감이다. 주로 스마트폰, 태블릿PC와 같은 스마트 기기를 이용해 구동한다. 최근 소프트웨어 경쟁력이 IT 업계에 강조되면서 해외에서는 스마트 토이를 IT 조기교육용으로 구입, 활용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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