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어떤 선택하든 혁신이어야”… 안철수 제안 혁신전대 고심

문 대표, 4가지 선택지 중에서 결정할 듯
최고위원들 입장 엇갈려, 통합 전대될까 우려
  • 등록 2015-11-30 오후 12:03:42

    수정 2015-11-30 오후 12:03:42

[이데일리 선상원 기자]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가 30일 안철수 전 대표가 전날 제안한 혁신전당대회 개최에 대해 “당 혁신의 출발은 혁신위의 혁신안을 실천하는 것이다. 거기서 더 혁신해 인적쇄신까지 가야 한다. 혁신위의 혁신안조차 거부하면서 혁신을 말하는 것은 혁신의 진정성을 인정받기 어려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혁신은 우리의 기득권을 내려놓는 일이므로 우리 모두에게 두려운 일이다. 우리가 그런 결기를 갖지 못하고 과거에 안주해서는 내년 총선에서 결코 이길 수가 없을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안 전 대표 제안에 대해 당내 의견을 폭넓게 듣고 판단하겠다는 입장에서 다소 부정적 방향으로 한 발짝 옮겨온 것으로 보이나, 당 혁신위 혁신안이 온전히 실천될 수 있다면 혁신 전대를 수용하겠다는 의사를 표시한 것으로 볼 수도 있다.

문 대표는 “지금 우리당이 겪고 있는 진통이 이길 길을 찾는 보람 있는 과정이길 간절히 바란다”며 “폭넓게 듣고 깊이 고민하겠다. 분명한 것은 어떤 선택을 하든 그 끝은 혁신이어야 한다. 새로운 면모를 보여주지 못하면 국민 감동을 못 준다”고 강조했다.

선택지로는 몇 가지가 있다. 안 전 대표의 제안을 거부하고 조기에 선거대책위원회를 구성해 혁신안을 실천하며 현 체제로 총선을 치르거나 아니면 전대를 수용해 다시 혁신경쟁을 위한 당권 도전에 나설 수 있다. 또 전대 수용과 함께 사퇴한 후 전대 불출마를 선언하는 것도 가능하다. 아예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를 꾸릴 수도 있다.

문 대표는 이러한 대안 중 당 혁신위 혁신안이 실천되면서도 총선 승리에 기여할 수 있는 방안을 선택할 것으로 보인다.

총선 지도체제로 문안박(문재인·안철수·박원순) 연대을 제안했던 문 대표 입장에서 계파 나눠먹기가 재연될 수 있는 통합 선대위 구성은 명분이 약하다. 다만, 현역의원 20%를 공천서 원천 배제할 선출직공직자평가위원회가 가동되고 있기 때문에 안 전 대표 제안을 무시하고 선대위 구성으로 갈수도 있다. 하지만 감동이 없다.

남는 선택은 세 가지다. 전대를 수용한 후 다시 당권 도전에 나서거나 아니면 불출마 선언한 뒤 백의종군하는 것이다. 가능성이 낮기 하지만 외부인사나 정계은퇴한 손학규 전 상임고문에게 비대위 구성을 맡기는 방안이다. 어떤 선택을 하든 이번주중으로는 결론을 내릴 가능성이 크다.

최고위원들간에는 입장이 엇갈렸다. 전날 혁신 전대가 흔들리는 호남 민심을 잡을 수 있는 현실적인 방안이라고 평가했던 주승용 최고위원은 “우리 당은 지금 고난의 시간 보내고 있다. 지도부가 당과 당원들을 하나로 통합하는 리더십을 못 보여줬기 때문이다. 당의 지도자들이 폭탄 돌리기를 계속하면 지지자들이 실망해서 당을 떠나갈 것”이라며 문 대표에게 혁신 전대 수용을 압박했다.

범주류인 전병헌 최고위원은 유보적 입장을 보였다. 전 최고위원은 “혁신전대가 된다면 그보다 좋은 길은 없을 것이지만 현실적으로 사생결단식 분열 전대가 될 가능성이 커 걱정스럽다”면서 “명분과 논리 이전에 우리가 처한 현실적 상황과 처지를 고민하면서 현실성 있는 대안으로 당의 의견이 수렴됐으면 한다”고 밝혔다.

유승희 추미애 최고위원은 원칙적인 태도를 견지했다. 유 최고위원은 “당이 풍전등화다. 해답이 있고 정답이 있으나 지금은 해답을 잘 찾아야 될 때”라며 “답이 제대로 찾아질지 모르겠지만 최고위원들이 대화를 많이 해보기로 했다”고 말했다. 추 최고위원은 “전당대회 좋지만 통합의 방식이어야 한다. 통합을 이루지 못한 전당대회라면 마지막 남은 민주세력이 흩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최고위원들은 오후에 다시 모여 당 내홍 사태 해결과 내년 총선 승리를 위한 지도체제를 어떻게 만들지에 대해 논의하기로 했다. 문 대표는 최고위원들과 당내 의견을 수렴한 뒤 조만간 전대 개최 수용 여부에 대한 답을 내놓을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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