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13일 고객 개인정보를 빼내 경쟁사 제품 위탁판매업자에게 넘긴 혐의로 전 코웨이 직원 김 모씨에게 구속영장을 신청하기로 했다. 아울러 김씨로부터 고객 정보를 넘겨받아 판촉활동을 펼친 정수기 위탁판매 업체 H&C 일렉트로닉 대표 등을 불구속 입건했다.
H&C 일렉트로닉은 LG전자와 지난해부터 정수기 판매 위탁 계약을 맺고 LG전자 제품 판촉 활동을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 코웨이 고객에 전화를 걸어 LG 제품으로 갈아타라고 권유하는 방식을 쓴 것이다. 이를 통해 H&C 일렉트로닉은 LG전자 정수기 위탁 판매법인 8곳 가운데 판매실적이 가장 좋은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LG전자가 위탁판매 업체를 통해 제품을 팔아 이익을 거뒀음에도 불법 행위에 대해 발뺌하는 것은 LG답지 못하다는 지적이 나올 법하다. 비슷한 사례를 애플과 위탁생산업체인 폭스콘에서 찾을 수 있다. 애플은 폭스콘 중국 공장에서 발생한 노동 착취 문제에 대해 책임을 지고 근로 환경의 대대적인 변화를 추진한 바 있다. 애플은 폭스콘과 협력관계를 맺는 정도이나 이 곳에서 발생한 문제만큼은 모른척 넘어가지 않았다.
한 정수기 관련 업체 관계자는 “위탁 계약을 맺은 곳의 불법 행위에 대해 전혀 관련이 없다고 말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라며 “대기업에 걸맞은 비즈니스를 해야 하는 게 아니냐”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