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너 일가 퇴진이 그룹 재무구조나 현안인 대우건설 매각 등에 미칠 영향을 속단하기 어렵다는 이유다.
하지만 이른바 `왕자의 난` 이후 현대그룹과 현대차그룹이 계열분리된 사례가 있어 이번 형제간 경영권 다툼이 그룹 지배구조 변화로 연결될 가능성에도 촉각을 기울이고 있다.
이 경우 채무를 누가 떠안느냐에 따라 그룹의 신용등급이 변경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한국기업평가, 한신정평가, 한국신용평가 등 국내 신평사들은 28일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오너 일가 퇴진이 신용등급에 미칠 영향에 대해 "현재로선 구체적인 입장을 표명할 단계가 아니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한기평 관계자는 "오너 중심체제에서 전문경영인 체제로 갈 경우 대우건설 매각 등이 계획대로 추진되느냐가 현재로선 우선적인 관심사"라며 "지금은 사건의 경과와 자구안이 어떤 식으로 전개될지 지켜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신평사들은 현재 금호산업의 신용등급을 `하향검토` 대상에 올려놓고 있다. 대우건설은 신용등급의 방향을 판단하기 어려울 때 붙는 `미확정검토` 대상이다.
따라서 이번 오너 일가의 퇴진이 그룹 재무구조 등에 직접적 영향을 미친다면 금호산업(002990)과 대우건설(047040) 신용등급이 우선적으로 조정될 가능성이 높다.
이번 오너 일가 퇴진이 그룹의 계열분리로 이어질 때는 상황이 더욱 복잡해질 수 있다.
현대차(005380)도 계열분리를 전후해 극심한 등급변동을 겪었다. 당시 BBB+였던 현대차는 A-로 오른 뒤 다시 종전 등급(BBB+)으로 돌아갔고 한때는 BBB-까지 떨어졌다. 이후 신용등급이 오르긴 했으나 계열 분리를 전후한 지난 2000년은 현대차 신용등급이 격랑이 휩싸인 대표적 한해였다는 평가다.
한신정평가 관계자는 "금호그룹의 경영권이 어떻게 될지 예단하기는 어렵다"며 "다만 과거 현대그룹처럼 계열분리나 경영권 변동으로 이어진다면 금호그룹의 신용등급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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