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말 많은 연예병사 관리, 국방부 또 뒷북

  • 등록 2013-06-26 오후 4:28:54

    수정 2013-06-26 오후 4:28:54

[이데일리 최선 기자] 부대 밖에서 사복차림으로 술을 마시고, 휴대전화를 들고 다니며 자유로이 연락을 주고 받았다. 새벽시간엔 안마시술소를 찾았다. 이를 지켜본 시민들은 분노했다. 연예병사의 통제불능 일상이 TV를 통해 방영된 25일 저녁의 일이다.

연예병사의 ‘특혜’ 논란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연예병사의 휴가 일수는 100일 안팎, 일반 사병보다 2배 이상 많다.

올해 초 정지훈(예명 비)상병은 부대 밖에서 데이트를 즐기다 배우 김태희와 열애사실이 들통나기도 했다. 군은 가혹한 행사 일정에 시달리는 만큼 어느정도 편의를 봐줄 필요가 있다고 편을 들었지만 포상휴가에 목숨걸고 훈련장을 뛰어다니던 군필자들에게는 씨도 안먹힐 얘기다.

정지훈 상병 사건을 계기로 연예병사에 대한 비난이 들끓자 국방부는 관리지침을 만들었다. 외부 행사에는 반드시 지휘관이 동행하고, 숙박은 근처 부대나 복지시설을 이용하도록 했다. 밤 10시 이후 외출은 금지다. 통제관리를 위해 대변인실, 국방홍보원, 근무지원단이 협의체를 구성해 매달 연예병사의 복무상황을 체크하기로 했다.

그러나 시행은 지지부진하다. 국방부는 ‘홍보지원대 특별관리지침’을 담은 연예병사 운영 훈령을 지난 14일에야 개정했다. 비난여론을 무마하기 위해 재빨리 관리지침을 만들었지만, 법적 효력을 가지는 훈령개정까지는 5개월이나 걸린 것이다. 협의체는 구성한 적이 아예 없고, 당연히 복무점검도 실시한 적이 없다.

국방부는 국내 최대 연예기획사다. 국방의 의무를 다하기 위해 군문에 들어선 연예인 중 국방홍보에 적합한 톱스타를 영입해 텔레비전, 라디오, 위문공연 등에 출연시킨다. 영화 한편 출연료가 수십억, 수백억원인 톱스타의 몸값이 군대에서는 월 10만원이다. 게다가 계약금도 없다. 땅짚고 헤엄치는 장사다.

이처럼 군이 몸값 비싼 톱스타를 거저나 다름없이 쓰는 대신 다양한 편의를 제공해온 ‘야합’이 연예병사들의 군기문란 배경이다.

‘진짜 사나이’라는 TV프로가 인기다. 포장되지 않은 날 것 그대로의 군생활을 가감없이 보여준 때문이다. 군에 대한 국민들의 호감도도 크게 높아졌다고 한다. 군대는 군대답고, 군인은 군인다워야 한다. 전국민의 사랑을 받는 톱스타라 해도 군문 안에서는 군인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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