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전 대통령을 직접 구속시킨 검사에서 보수야당 대선 후보로 신분이 바뀐 윤 후보는 “늦었지만 환영한다”는 간략한 메시지를 냈다.
그러나 국민의힘 측 인사들은 이번 사면에 대해 경계심을 드러냈다. 권성동 사무총장은 “문 대통령의 정치적 술수가 숨어있는게 아닌가”라며 결정에 의문을 표했다. 홍준표 의원 역시 “야권을 분열시키려는 이간계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윤 후보 자신이 박 전 대통령 사면을 약속하고 국민의힘이 공식적으로 사면을 요구해왔으면서도 이처럼 부정적인 메시지를 낸 데는 대선을 앞둔 특수한 상황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현재도 우리공화당 등 친박 세력들이 윤 후보를 “심판 대상”으로 비토하는 상황에서 박 전 대통령이 사면으로 풀려나면서 이들의 지지를 통합해올 만한 ‘수’가 사라진 셈이다.
무엇보다 중도층, 고령층에서 감지되는 한국 정치 특유의 ‘온정주의’ 선호가 박 전 대통령 사면으로 해소되는 측면도 있어 여권에 이번 사면 결정이 일종의 이점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
단 여권에서는 박 전 대통령 탄핵으로 창출된 정권이 박 전 대통령을 직접 사면함으로써 발생하는 정당성의 문제, 이에 따른 강성 지지층의 분열을 관리해야하는 문제가 남는다. 또 박 전 대통령이 윤 후보를 지지하는 제스처를 취할 경우 상황이 국민의힘에 유리하게 흘러갈 가능성도 여권이 경계해야 할 부분으로 보인다.
다만 박 전 대통령 측 이경재 변호사가 “윤석열은 심판 대상”이라고 지적했고, 조원진 우리공화당 대표 역시 “박 전 대통령이 윤석열을 지지할 이유가 하나도 안보인다”고 말해 현재 야권 대통합 가능성은 높지 않은 것으로 평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