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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수의 소식통에 따르면 EU 집행위원회는 EU의 공동예산으로 무기를 구매해 우크라이나에 전달할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위해 최근 법률 태스크포스(TF)를 꾸렸다. EU의 조약 제41조 2항에서 공동예산으로 군사 또는 국방에 영향을 미치는 작전에 대한 자금 지원을 금지하고 있어서다. 유권해석을 통해 이 조항을 유연하게 적용하겠다는 취지다.
앞서 EU 27개 회원국들은 2022년 2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직후 군사 지원을 위한 자금 조달에 합의했다. 전쟁을 치르고 있는 국가에 무기를 지원하지 않겠다는 오랜 금기를 깨뜨린 것이어서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EU 조약 제41조 2항에 가로막혀 공동예산을 활용하지 못하고 유럽평화기금(EPF)으로 우크라이나를 지원해 왔다. 이 기금은 EU 예산과 별도로 각국이 출자해 조성한 다자 기금이다.
EU가 이처럼 적극적으로 나서게 된 가장 큰 이유는 러시아의 군사력 증강 및 이에 따른 유럽에 대한 잠재적인 위협이 커졌기 때문이다. 러시아는 올해 핀란드와 스웨덴의 나토 가입과 관련해 군사 위협 강도를 높이고 있다. 발칸반도에 대한 러시아의 영향력 확대도 우려되고 있다. 발칸반도에 위치한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보스니아)의 EU 가입 협상이 이날 개시된 것도 같은 맥락이다.
FT는 “제41조 2항이 EU의 군사 작전에만 적용되는지 여부가 핵심”이라며 “살상무기를 구매하기 위해 예산을 사용할 수 있게 된다면 EU의 국방 정책에 가장 중요한 변화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회원국 중 일부는 이러한 움직임에 깊은 의구심을 가지고 있지만, 보다 유연한 법적 해석이 확립돼 공동예산을 통한 직접 무기 구매 가능성을 뒷받침한다면 유럽 대륙의 방위 산업에서 EU가 더 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지지자들은 보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EU는 역내 동결된 러시아 자산을 활용해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지원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EU 집행위에 따르면 역내 동결된 러시아 자산은 3000억유로(약 434조 7000억원)로 추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