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기훈 기자] 올들어 국내 주식형펀드를 중심으로 환매 행렬이 이어지면서 주식형펀드시장 위축 우려가 가시지 않고 있다. 자산운용사들의 얼굴이라고 할 수 있는 간판펀드들의 성적표 역시 대다수가 평균 이하에 머물려 실망감을 안겨주고 있다.
10대 운용사중 6社 간판펀드 수익률, 전체평균에도 못미쳐
30일 펀드평가사 KG제로인에 의뢰해 상장지수펀드(ETF)를 제외하고 국내와 해외 주식형펀드 합계 순자산 규모가 큰 10대 운용사들이 현재 각자 운용 중인 펀드 중 규모가 큰 간판 펀드 1개씩을 뽑아 연초 후 수익률을 비교했다. 그에 따르면 10개 펀드 가운데 벤치마크 수익률(국내외 주식형펀드 평균 수익률)을 웃돈 펀드는 4개에 불과하다. 그마저도 코스피200지수를 추종하는 인덱스펀드 1개를 포함한 숫자다.
삼성자산운용의 ‘삼성중소형FOCUS자 1[주식](A)’도 -9.56%의 수익률로 국내 주식형펀드 평균 수익률은 물론 중소형주 펀드 평균 수익률 -6.63%를 크게 밑돌고 있다. 연초 이후 중소형주가 조정 받는 가운데 삼성전자를 필두로 대형주 장세가 전개되면서 직격탄을 맞은 탓이다. 해외 주식형펀드 가운데 가장 큰 덩치를 자랑하는 슈로더투자신탁운용의 ‘슈로더유로자A(주식)종류A’(-4.17%)와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의 ‘한국밸류10년투자 1(주식)(C)’(-3.81%), KB자산운용의 ‘KB밸류포커스자(주식)클래스A’(-2.38%), 신영자산운용의 ‘신영밸류고배당자(주식)C형’ 등 국내 대표 가치·배당주 펀드들도 다소 아쉬운 성과를 내고 있다.
한투·신한BNP 등은 선방…자금은 줄줄이 빠져나가는 중
해외 주식형펀드를 회사 간판으로 내세운 운용사 중에서는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의 ‘신한BNPP봉쥬르차이나 2[주식](종류A)’가 2.16%의 수익률로 선전을 펼치고 있다. 뒤이어 미래에셋자산운용의 ‘미래에셋차이나솔로몬 1(주식)종류A’는 -1.95%로 평균 수익률을 살짝 웃돌며 체면치레를 하고 있다. 양사 펀드는 과거 중국 증시의 고공행진과 더불어 각각 ‘봉차’와 ‘미차솔’로 불리며 중국펀드 붐을 일으킨 것으로 유명하다.
그러나 수익률 호조 여부와 상관없이 모든 운용사 간판 펀드에서는 자금이 유출되는 추세다. ‘교보악사파워인덱스 1(주식-파생)ClassA’에서 올 들어 벌써 4683억원이 순유출됐고 슈로더유로자A(주식)종류A(-2506억원), KB밸류포커스자(주식)클래스A(-2198억원), 메리츠코리아 1[주식]종류A(1969억원) 등에서 대거 자금이 빠져나갔다. 이달만 놓고 보면 연말을 앞두고 배당주 펀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유일하게 신영밸류고배당자(주식)C형에만 129억원이 들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