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이재용 체제'…상징적 오너십에 실질적 경영권까지 확보

제일모직·삼성물산 합병으로 삼성전자 지배력 확대
재단 이사장직 승계 이어 후계자 입지 다지기 본격화
  • 등록 2015-05-26 오후 2:50:42

    수정 2015-05-26 오후 2:50:42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이데일리 이재호 기자] 제일모직(028260)삼성물산(000830)의 합병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그룹 경영권을 안정화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제일모직의 최대주주인 이재용 부회장이 삼성물산이 보유한 삼성전자(005930) 지분을 활용해 지배력을 높일 수 있는 여지가 생겼기 때문이다.

최근 부친인 이건희 삼성 회장의 비영리재단 이사장 직함을 물려받으며 상징적인 의미의 오너십을 확보한 이 부회장이 실질적인 경영권까지 강화하면서 그룹의 새 수장으로서 입지를 더욱 공고히 하게 됐다.

삼성물산 통해 주력계열사 삼성전자 지배…경영권 안정 꾀해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은 합병을 결정하면서 기존 제일모직 지분 23.2%를 보유 중이었던 이 부회장은 합병회사에 대한 지분율이 16.5%로 하락하게 됐다.

하지만 이번 합병으로 이 부회장은 주력 계열사인 삼성전자에 미치는 영향력을 확대할 수 있다. 이 부회장이 보유 중인 삼성전자 지분 0.6%에 삼성물산이 보유하고 있는 지분 4.1%를 합치면 지분율이 4.7% 수준으로 높아지기 때문이다.

지분율을 추가로 높일 수 있는 여지도 있다. 삼성전자와 삼성SDS(018260)를 합치는 것이 가장 유력한 대안이다. 삼성전자가 삼성SDS를 합병하게 되면 이 부회장(11.3%)과 삼성물산(17.1%)이 보유하고 있는 삼성SDS 지분이 삼성전자 지분으로 바뀌게 된다.

백광제 교보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와 삼성SDS의 합병비율이 10대 1만 돼도 이 부회장과 삼성물산은 삼성전자 지분을 3~4% 추가로 확보할 수 있다”며 “이럴 경우 이 부회장이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삼성전자 지분율은 8%대로 높아진다”고 설명했다.

결국 이 부회장 스스로 보유하게 되는 삼성전자 지분과 삼성물산이 확보한 삼성전자 지분을 통해 지배력을 강화할 수 있는 구조가 완성되는 것이다.

기존 제일모직이 금융부문의 핵심 계열사인 삼성생명(032830) 지분 19.3%를 보유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 부회장은 그룹 사업 포트폴리오의 두 축인 전자와 금융을 모두 통제할 수 있게 됐다.

이 부회장은 지난 15일 이건희 회장이 맡고 있던 삼성생명공익재단 및 삼성문화재단 이사장직을 물려받았다. 삼성의 경영철학과 사회공헌 의지가 이 부회장으로 계승됐다는 의미다.

여기에 주력 계열사에 대한 장악력까지 확대하면서 이 부회장은 상징적 의미와 더불어 실질적인 경영권까지 갖춘 그룹의 후계자로 거듭났다.

순환출자 고리 단순화…지주사 전환은 ‘시기상조’

삼성의 순환출자는 ‘제일모직→삼성생명→삼성전자’로 이어진 뒤 삼성물산과 삼성SDI(006400), 삼성전기(009150) 등이 보유한 제일모직 지분으로 출자 고리를 잇는 방식으로 구성돼 있다.

그러나 이번에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이 합쳐지면서 ‘삼성물산→삼성생명→삼성전자’ 구도의 훨씬 단순한 방식으로 개선됐다. 지배구조를 유지하기 위해 고려해야 했던 많은 변수들이 사라지게 됐다는 의미다.

다만 이번 합병을 분수령으로 삼아 삼성이 지주사 체제로의 전환에 속도를 낼 가능성은 높지 않다. 이미 이 부회장이 삼성전자에 대한 지배력을 확보한 상황에서 수십조원이 소요될 지주사 전환을 무리하게 추진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지주사 전환은 삼성의 후계 구도와도 연관돼 있다. 3세 경영에 이어 향후 4세 경영까지 염두에 둔다면 그룹 지배력이 한 사람에게 집중될 가능성이 높은 지주사 체제는 걸림돌이 될 수 있다.

박중선 키움증권 책임연구원은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을 합친 합병회사의 덩치가 커져서 당장 지주사 전환은 쉽지 않고 200조원에 달하는 삼성전자 시가총액도 부담스러운 상황”이라며 “삼성전자 기업분할이 선행돼야 하는데 이른 시일 내에 이뤄지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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