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오염 주범' 질소산화물 처리 촉매, 국산화 성공

KIST 하헌필 박사팀, 친환경 탈질촉매 개발
中企 기술이전·상용화..포스코 소결로 적용
  • 등록 2013-10-15 오후 3:44:16

    수정 2013-10-15 오후 3:44:16

[이데일리 김혜미 기자] 국내 연구진이 대기오염의 주범인 질소산화물 처리에 사용되는 촉매를 국산화하는 데 성공했다. 이번에 개발된 촉매는 외국산에 비해 가격이 저렴하면서도 효율과 내구성은 높였다.

15일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에 따르면 하헌필 다원물질융합연구소 박사팀은 고가의 텅스텐 등 희소금속 대신 가격이 싼 비전이(非轉移)금속 조촉매를 사용해 친환경적인 탈질촉매(질소산화물 환원촉매)를 개발했다.

질소산화물은 연료의 연소과정에서 필연적으로 생성되며 산성비나 온실가스 형성 등 대기오염의 주범으로 지목되고 있다. 최근에는 질소산화물 배출 규제가 엄격해지고, 배출가스 처리 환경이 까다로워지면서 탈질촉매 기술 개발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현재 세계적으로 이용되는 탈질촉매는 주로 타이타니아 위에 바나듐을 첨가해 활성물질로 사용한다. 오염물질 배출이 많은 철 제조 공정의 경우 250도의 낮은 온도에서 촉매 내구성을 높이기 위해 값비싼 텅스텐이나 몰리브덴 같은 희소금속을 다량으로 첨가한 외국산 촉매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았다.

하 박사팀이 개발한 촉매는 비전이 금속 조촉매를 소량 첨가하는데 가격이 희소금속보다 저렴하고, 낮은 온도에서도 촉매 활성이 높아 외국산 촉매보다 경쟁력을 갖춘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특히 최종 촉매가격은 기존 촉매보다 30% 이상 저렴하다.

KIST는 이 기술을 강릉산업과학단지 소재 탈질촉매 전문제조회사인 (주)대영씨엔이에 이전했다. 대영씨엔이는 이전된 물질특허를 기반으로, 포스코(005490)와 함께 소결로 배연가스 처리용 탈질촉매모듈 개발에 나섰다. 이렇게 개발된 촉매를 6개월간 가동해본 결과 저온영역에서 95% 이상의 활성을 지속적으로 유지하면서도 내구성이 우수하다는 점이 확인됐다.

촉매는 포스코 소결로에 장착해 올 연말부터 사용할 예정이다.

하 박사는 “출연연에서 물질특허를 확보해 중소기업에 이전하고, 중소기업은 이를 기반으로 부품소재 상용화기술을 개발해 대기업에서 채택한 좋은 사례로, 고가의 외국산 촉매를 대체한다는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성과는 KIST 기관고유사업 및 중소기업청 구매조건부사업으로 수행되었으며, 한국, 중국, 유럽에 특허 등록 및 출원됐다.

대영씨엔이에서 제조한 촉매모듈 및 POSCO 광양 소결로 배연장치내 장착시험 장면(KIST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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