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권혜미 기자] 강원 양양에서 산불 계도 비행 중이던 헬기가 추락해 탑승자 5명이 숨진 가운데, 신원 미상이었던 여성 2명이 숨진 50대 정비사의 지인으로 파악됐다.
지난 1일 속초경찰서에 따르면 헬기 추락사고로 인한 사망자 5명 중 기장 A(71)씨, 정비사 B(54)씨, 부정비사 C(25)씨 외에 숨진 여성 2명은 당초 탑승자로 알려졌던 D(56)씨와 E(53)씨로 최종 확인됐다.
D씨와 E씨는 속초 계류장 폐쇄회로(CC)TV를 통해 확인한 탑승자들과 일치했다. D씨는 경기 시흥시에 거주했고, E씨는 경기 안산시에 거주지를 둔 것으로 추정된다.
| 지난달 28일 오전 강원 양양군 현북면 어성전리에서 국토교통부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 관계자들이 ‘헬기 추락 사고’ 현장을 조사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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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사람은 숨진 정비사 B씨와 지인 관계인 것으로 드러났지만, 다만 초등학교 동창생 관계라는 점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앞서 지난달 27일 오전 10시 55분쯤 강원 양양군 현북면 어성전리 명주사 인근 야산에서 산불 진화용으로 임차해 운용 중이던 헬기 S-58T 기종(1975년 제작) 1대가 추락해 탑승자 5명 전원이 사망한 사고가 발생했다.
소방당국은 헬기 추락으로 인해 발생한 화재 속에서 시신 5구를 수습한 뒤 A씨, B씨, C씨의 신원을 먼저 확인했다.
D씨와 E씨의 신원 확인이 늦어진 것은 이륙 전 접수된 비행 신고서에 A씨와 B씨의 탑승만 기재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 지난달 27일 강원 양양군 현북면 어성전리 명주사 인근 야산에 추락한 헬기의 잔해가 1일 트럭에 실려 이동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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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은 시신 소훼 정도가 심하고 과학적인 증거가 없어 이륙 후 탑승자가 바뀌었을 만일의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에 DNA 긴급 감정을 의뢰했다.
국과수가 시신에서 채취한 혈액을 사망자들이 생전에 사용했던 물건에서 채취한 DNA 정보 및 유가족들의 DNA 정보와 대조한 결과, 모두 일치한다는 결과가 나왔다.
사망자 5명의 신원이 모두 확인되면서 이들의 장례 절차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사조위)는 전날 원인 규명을 위해 헬기 잔해물을 트럭에 실어 경기 김포에 있는 보관소로 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