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차 노조는 올해 사측과의 임금·단체협약(임단협) 협상의 요구안에 2.5t 중형 트럭 생산 재개를 추가했다.
내수 중형 트럭시장은 기아차가 지난 2003년 ‘프론티어’를 단종한 이래 10년째 현대차 ‘마이티’가 독점해 왔다. 시장 규모는 연 2만~3만대(지난해 2만7000대)로 유일한 생산공장인 현대차 전주공장 노조가 올해 3월 주말 특근을 거부하면서 주문량이 6개월 이상 밀리는 상황이 벌어졌다.
이런 분위기를 틈타 기아차 노조는 ‘중형트럭을 만들겠다’고 나섰다. 기아차 광주공장이 프론티어 생산을 재개해 시장의 수요를 충족시키고 이참에 현대차의 점유율을 가져와 안정적인 생산물량을 확보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기아차의 강수에 현대차 전주공장 노조도 급하게 대책을 내놨다. 사측과 오는 8월부터 주간 2교대 근무제를 통해 증산하기로 합의한 것. 현대차 전주공장이 주간 2교대 체제를 갖추면 전주공장의 생산물량은 40% 이상 늘어나 주문적체 현상을 일정부분 해소할 수 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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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차의 내수시장은 연간 20만대 규모로 기아차 모닝·레이와 한국GM의 쉐보레 스파크가 7대 3의 비율로 점유하고 있다.
현대차 노조의 판매부분 조합원들은 내수시장이 침체를 보이자 불황형 상품인 경차 생산을 통해 안정적인 일감과 판매 실적을 올려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비슷한 전례를 겪은 일본은 스즈키 등 일부 브랜드가 아예 동남아공장에서 생산한 경차를 일본으로 역수입한 사례도 있다. 하지만 현대차의 경우 노조의 강한 반발이 예상돼 역수입 방식의 도입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와 기아차는 생산 차종이나 물량 등을 놓고 상대방의 동향을 민감하게 주시한다”며 “잘 팔리는 차를 생산해 주도권을 쥐려는 알력이 갈등의 불씨가 될 우려도 있지만 경쟁구도를 조성해 각 사가 긴장감을 놓치 않는 순기능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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