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임 자금 투자받아 ‘기업 사냥’ 벌인 일당에 실형

서울남부지법, ‘횡령 혐의’ 일당에 징역 12~3년 선고
라임 자금 이용해 무자본 M&A…회삿돈 횡령한 혐의
  • 등록 2021-05-21 오후 4:57:14

    수정 2021-05-21 오후 4:57:14

[이데일리 박순엽 기자] 라임자산운용 펀드 자금을 투자받아 코스닥 상장사를 인수한 뒤 회사 주가를 조작하고 자금을 횡령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일당이 1심에서 대부분 실형을 선고받았다.

서울남부지법 (사진=이데일리DB)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3부(재판장 이상주)는 21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횡령 등의 혐의로 기소된 이모 전 에스모 머티리얼즈 대표와 김모씨에게 징역 12년과 벌금 7억5000만원을 각각 선고했다. 이들과 함께 기소된 박모 전 리드 부회장에겐 징역 7년이, 또 다른 일당 두 명에겐 징역 5년과 3년이 각각 선고됐다. 불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던 일부 인원은 법정 구속됐다.

앞서 이씨 등은 라임 펀드 자금 약 1000억원을 지원받아 코스닥 상장사 에스모 머티리얼즈 등을 인수한 뒤 회사 자금 약 550억원을 횡령한 혐의로 지난해 5월 기소됐다. 이들은 전기차, 자율주행차 등 신규 사업을 유치한다는 명목으로 대규모 자금을 유치한 뒤, 실제론 자신들이 실소유한 회사 등을 통해 자금을 빼내는 방식으로 부당 이익을 챙긴 것으로 조사됐다.

이날 재판부는 “피고인들은 무자본 인수·합병(M&A)을 통해 상장 기업을 인수하고, 정상적으로 회사를 경영할 것처럼 외관을 형성한 뒤 회사 업무와 무관한 용도로 회사 자금을 사용했다”며 “허위 공시를 통해 단기간 내 막대한 시세 차익을 얻는 등 주식시장의 거래 질서가 무너지고 투자자들의 신뢰가 크게 무너졌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또 “라임 펀드를 통해 납입된 전환사채 자금 등이 전기차·자율주행차 관련 핵심 기술을 확보한다는 공시 내용과 달리 이에 사용된 적이 없는데도 이들은 중요 사항에 관해 거짓을 기재·표시했다”며 “신사업을 유치한다며 적극적으로 허위 공시해 다수의 개인 투자자들을 현혹하고, 막대한 손해를 입혔다”고 판시했다.

한편 이들 일당 중 가담 정도가 가장 적은 한 명은 징역 2년6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아 실형을 피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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