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렌' 개량신약 무더기 발매..국내제약사간 전면전

[이데일리 천승현 기자]동아제약(000640)이 개발한 천연물신약 ‘스티렌’의 유사 개량신약이 출시됐다. 아직 개량신약 제품과 특허분쟁이 마무리되지 않은 상태라 논란이 예상된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지엘팜텍, 안국약품(001540), 유영제약, 대원제약(003220), 제일약품(002620) 등 5개사는 스티렌의 제조방법만 일부 바꾼 유사제품을 최근 발매했다. 종근당은 출시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다. 현재 특허분쟁이 진행중이지만 시장 침투를 본격화하겠다는 방침을 세운 것이다.

스티렌은 쑥으로 부터 원료를 추출할 때 용매로 ‘에탄올’을 사용했지만 개량신약은 ‘이소프로판올’을 용매로 썼다는 점만 다르다. 개량신약은 지엘팜텍이 개발했고 풍림무약이 생산, 다른 업체들에 공급하고 있다.

스티렌과 개량신약간의 특허분쟁은 아직 마무리 되지 않았다. 개량신약을 개발한 지엘팜텍은 지난해 특허심판원에 총 3건의 특허에 대해 권리범위확인심판을 제기했다. 특허심판원은 이중 일부에 대해 동아제약의 손을 들어줬다. 이소프로판올을 용매로 사용했더라도 에탄올을 이용한 제조방법과 큰 차이가 없다는 것이다.

현재 항소심이 진행중이며 다른 특허에 대한 심판도 종결되지 않은 상태다. 그러나 개량신약 업체들은 판매를 개시했다. 동아제약이 제조업체 풍림무약을 상대로 생산금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음에도 전면전을 선언한 셈이다. 최악의 경우 특허분쟁 결과에 따라 기존 판매분을 배상해야 하는 리스크도 있지만 전략적으로 발매를 강행한 것이다.

풍림무약은 연간 800억원대의 대형 시장을 조기에 선점하겠다는 의도다. 스티렌의 특허가 만료되는 2015년 이후에는 복제약(제네릭)을 허가받은 53개 업체와 경쟁을 해야 한다.

후발 제품들이 개량신약으로 인정되면서 스티렌의 약가가 깎이지 않았다. 만약 제네릭으로 인정됐다면 스티렌의 약가는 자동으로 30% 인하된다. 개량신약은 오리지널의 90%까지 약가를 받을 수 있고 이때 오리지널의 약가는 내려가지 않는다. 만약 특허분쟁에서 패소하고 동아제약이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하더라도 약가 인하에 따른 배상 부담은 없다는 계산이다.

특허분쟁에서 최종 승소할 수 있다는 자신감도 출시 배경이다. 지엘팜텍 관계자는 “오랜 기간의 준비를 거쳐 스티렌의 특허를 회피할 수 있는 전략을 만들었다. 특허소송에서 최종적으로 승소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동아제약 입장에선 이들 업체와 전면전을 벌일 기세다. 후발주자들의 진입에 시장 점유율이 위축될 수밖에 없는 처지에다 실제 영업현장에서는 이미 동아제약과 후발주자간의 신경전이 치열하게 전개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동아제약 관계자는 “스티렌의 특허 보호를 위해 판매업체를 대상으로 침해금지 가처분 신청을 고려하는 등 모든 방안을 강구할 것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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