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더블폰' 핵심소자 성능 높이고, 가격 낮췄다

표준연 연구팀, 고성능 유기 트랜지스터 개발
  • 등록 2020-06-23 오후 12:00:00

    수정 2020-06-23 오후 12:00:00

[이데일리 강민구 기자] 폴더블폰 등 유연한 스마트기기를 개발하는데 필요한 핵심소자가 개발됐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은 플렉시블 스마트기기의 핵심소자인 유기 트랜지스터를 수직으로 쌓는 새로운 방법을 개발해, 성능을 높였다고 23일 밝혔다.

임경근 표준연 소재융합측정연구소 선임연구원은 독일 드레스덴 공대, 홍콩 중문대 공동연구팀과 함께 비싸고 복잡한 공정 없이 간단한 전기화학적 공정만으로 유기 트랜지스터를 수직으로 쌓았다. 기존 유기 트랜지스터보다 구동 속도와 전류는 증가시키고, 전압은 감소시키는 등 정보처리 성능을 높였다.

임경근 선임연구원이 수직으로 쌓은 고성능 유기 트랜지스터를 선보이고 있다.<사진=한국표준과학연구원>
현재 상용화된 폴더블폰은 디스플레이 한 면만 접었다 펼 수 있다. 디스플레이 전체를 구부리고 늘려 손목시계처럼 차고, 신문지처럼 말아 사용하려면 기기안에 탑재되는 반도체 소자, 배터리 등 모든 부품이 유연해야 한다.

스마트기기 성능은 정보를 처리·저장하는 반도체 소자인 트랜지스터의 성능에 따라 디스플레이 반응 속도, 전력 소모량 등이 결정되기 때문에 보다 우수한 트랜지스터 개발이 필요했다.

기존 유기 트랜지스터는 가볍고 유연하며, 소재 가격도 저렴해 대량생산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지만 , 무기물 반도체보다 구동 전력이 크고 반응시간이 느려 트랜지스터로서 성능이 제한됐다.

대다수 기업과 연구소 등은 반도체 소자를 조밀하게 배열하기 위해 포토리소그래피, 관통전극 등 기술을 사용했지만 수작업과 유사해 기술 난이도가 높고, 비용이 많이 소모됐다.

공동연구팀은 산업현장에 사용되는 전기화학적 공정인 아노다이징(anodizing)에 주목해 전계효과 트랜지스터에 응용했다. 깎아내고 붙이는 기존 방식이 아니라 화학반응을 통해 미세 구조체를 아래에서부터 쌓는 방식을 개발한 것이다.

연구팀은 전기화학적 처리만으로 나노미터 (nm) 간격으로 미세하게 배열된 반도체 소자의 전극을 제작하고, 전자의 흐름을 제어해 수직구조 트랜지스터 성능을 높였다.

이를 통해 기존 수평 방식의 유기 트랜지스터보다 최대 구동 속도 100배 증가, 구동 시 흐를 수 있는 최대 전류는 1만배 증가했다. 또 구동에 필요한 전압은 3분의 1배 감소했다. 유기 반도체 종류에 상관없이 균일한 결과를 얻었다.

임경근 선임연구원은 “이번 기술은 형태가 자유롭게 변하는 디스플레이, 센서, 반도체 소자와 같은 차세대 스마트기기의 개발 시기를 앞당길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결과는 재료분야 국제 학술지 ‘어드밴스드 펑셔널 머티리얼스(Advanced Functional Materials)’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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