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배값 1500원인데 주차료는 1만원…“비싸다 비싸”

인천시, 내년 배값 1500원으로 감액
IPA 터미널 주차료 5~24시간 1만원
배값보다 주차료 비싸 '부담 여전'
시민 "관광 활성화, 주차료도 감액해야"
  • 등록 2024-12-02 오후 2:29:27

    수정 2024-12-02 오후 7:10:31

[인천=이데일리 이종일 기자] 인천시가 내년부터 여객선 편도 요금을 1500원으로 감액하지만 여객터미널 주변 주차료는 5시간 기준에 1만원이어서 여전히 여행객에게 큰 부담인 것으로 나타났다. 시민들은 인천항만공사(IPA)가 운영하는 주차장 요금을 감액하거나 인천시가 지원해줘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인천항 여객터미널 주차장 전경. (사진 = 네이버 지도 거리뷰 캡처)
2일 인천시와 IPA에 따르면 인천시는 내년 1월부터 인천 육지와 섬지역을 오가는 모든 여객선의 인천시민 편도 요금을 1500원으로 감액하기로 했다. 섬 관광 활성화를 위한 것이다.

인천시민은 현재 시 지원으로 여객선 정상 요금의 80%를 할인받고 있다. 여기에 내년 추가 할인이 적용된다. 내년부터 인천항 연안여객터미널에서 백령도에 갈 때 인천시민(성인 기준)은 현행 1만4500원~1만5600원(기존 배값에서 80% 할인된 것)에서 1500원(9.6~10.3% 수준)으로 줄어든다. 왕복 요금은 3000원이다. 덕적도나 굴업도에 갈 때는 6500원에서 내년 1500원(23%)으로 감액된다.

시민은 여객선 요금 지원으로 섬 여행 교통비 부담을 덜게 되지만 주차료 부담은 여전히 크다. 인천 중구 인천항 연안여객터미널에는 IPA가 운영하는 부설주차장 2곳(256면·245면)이 있다. 이곳에서는 1시간당 2000원의 주차요금을 받는다. 5시간 이상 주차할 때는 전일제요금을 적용해 24시간까지 1만원을 받는다. 연안여객터미널은 인천 서쪽 끝에 있어 시내에서 버스를 타고 가면 경유지가 많아 시간이 오래 걸린다. 짐이 많을 경우 탑승이 불편하기 때문에 다수의 시민은 자차를 이용하는데 이때 여객터미널 주차장에 주차한다. 여행객이 배를 타고 섬에 다녀오면 왕복 2~4시간 걸리고 식사, 관광지 방문 등을 포함하면 10시간 안팎이 소요된다. 이러면 왕복 배값은 3000원밖에 안되는데 주차료는 1만원을 내야 하는 상황이 된다. 교통비보다 주차비가 비싸지는 셈이다.

인천 지자체가 운영하는 공영주차장은 관련 조례에 따라 5~24시간 주차 시 1급지에서 1만원을 받는 반면 2·3·4급지는 각각 6000원, 4000원, 3000원으로 저렴한 편이다. IPA는 인천시 소속 기관이 아니어서 이 조례를 적용하지 않는데 조례상 1급지와 동일한 요금 체계로 부설주차장을 운영한다. 일부 시민은 섬 관광 활성화를 위해 여객선 요금 할인에 그치지 않고 주차료 감액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인천 부평동에 사는 한모씨(44)는 “섬 여행을 자주 가는데 연안여객터미널 주차장에 승용차를 주차해 주차료 부담이 크다”며 “인천시가 여객선 요금을 할인해주니 IPA도 주차료를 감액하면 섬 관광 경비 부담이 많이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또 “시간별 요금체계 변경이 필요하다”며 “IPA가 감액하기 어려우면 인천시 지원 방안도 좋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IPA는 “중구의 연안여객터미널 주변 공영주차장 1급지 요금을 고려해 부설주차장 요금을 정했다”며 “주차장 시설을 계속 개선해야 하기 때문에 주차료 하향이 어렵다”고 밝혔다. 중구측은 “여객터미널 주변에서 해양광장 공영주차장을 운영하는데 낚시꾼 장기주차와 교통혼잡 등을 고려해 1급지로 정했다”고 설명했다. 인천시 관계자는 “내년 배값보다 주차료가 비싸지는 것에 공감한다”며 “주차료 지원이 가능한지를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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