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D)''록스타'' 모차르트… ''아마데우스''는 잊어라

개막도 하기 전 8만4000명이 ''찜''… 대박 예감 뮤지컬 ''모차르트!''
자유를 꿈꾸는 모차르트와 그를 붙잡는 분신 ''아마데''
동방신기 등 스타 마케팅 ''뮤지컬 관광상품 1호''로
  • 등록 2010-01-21 오후 4:34:05

    수정 2010-01-21 오후 4:34:05

[조선일보 제공] 올 1월 뮤지컬 시장의 주인공은 《모차르트!》(연출 유희성)다. 개막(20일)하기도 전에 전체 좌석의 65%인 8만4000여석을 팔아치우는 눈부신 출발을 보이고 있다. 공연 비수기라는 점, 대중적 인지도가 낮은 국내 초연작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놀라운 성적이다.

흥행을 예약한 《모차르트!》의 최종 리허설 현장을 찾았을 때 배우 임태경이 1막 마지막 장면을 연습하고 있었다. 그는 박건형·박은태·시아준수와 함께 모차르트 역을 맡은 '4인방'의 하나다. 어둡고 차가운 느낌의 무대에는 모차르트와 어린 시절 그의 모습을 한 아마데뿐이다. 대주교로부터 쫓겨나 거리를 헤매던 모차르트는 인간다운 삶과 자유를 열망하며 〈내 운명 피하고 싶어〉를 부른다.

"너는 과연 누구인가 더 이상 날 구속하지 마/ 자유롭게 살 수만 있다면 바랄 게 없어/ 날 울렸던 교향곡도 아름다운 여인의 살결이/ 내 몸을 스치면 소리 잃고 말지, 난 알고 싶어~."

▲ 뮤지컬《모차르트!》2막에서 모차르트(임태경)가 연인 콘스탄체를 그리워하며〈사랑 하면 서로를 알 수가 있어〉를 부르고 있다. 그의 어린 분신(分身) 아마데는 옆에서 작곡을 하고 있다. /EMK 뮤지컬컴퍼니 제공

클래식과 팝을 넘나드는 임태경의 목소리는 부드러우면서도 힘찼다. 모차르트의 내면에 존재하는 아마데는 모차르트의 움직임에 아랑곳없이 계속 악보를 그렸다. 모차르트는 인간을, 아마데는 재능을 상징한다. 갈색 무대 막 뒤에 그림자로 어른거리던 배우들이 걸어나오고 노래는 합창이 됐다. "어떻게 그림자를 잃고 어떻게 운명 거부해/ 어떻게 자신을 거부하고 다른 사람 되나…."

이 공연은 피아노·침대·샹들리에 등을 빼면 '빈 무대'를 쓴다. 무대는 15도 정도의 경사로 높이와 깊이를 강조하면서 객석과의 거리감을 좁혔다. 가로 2m, 세로 10m 크기의 막(幕) 16개가 걸려 있었고, 다양한 패턴의 조명이 드나들었다. 무대미술가 서숙진은 "막에 부식된 것 같은 거울을 달아 모차르트의 심리를 들여다보려고 했다. 사선(斜線)으로 불안정한 느낌도 살렸다"고 말했다.

미하엘 쿤체(극작가)·실베스타 르베이(작곡가) 콤비가 만든 《모차르트!》는 1999년 오스트리아 빈에서 초연했고 독일어권에서 큰 성공을 거뒀다. 이 뮤지컬을 보면서 모차르트의 클래식이나 영화 《아마데우스》는 잊어야 한다. 격정적인 인간 모차르트의 고통과 좌절을 록 음악으로 들려준다. 청바지를 입은 모차르트, 아마데가 잉크가 떨어지자 모차르트의 피로 〈레퀴엠〉을 작곡하는 장면, 500여벌의 의상과 100여개의 가발도 볼거리다.

출연진에는 그룹 '동방신기'의 시아준수를 비롯해 임태경·박건형·윤형렬·서범석·배해선·정선아 등 스타들이 즐비하다. 이 뮤지컬 예매자는 10대가 19.1%, 20대 45.1%로 10~20대의 비중이 3분의 2에 이른다. 뮤지컬 평론가 원종원은 "《모차르트!》는 불황 속에 나온 스타 마케팅의 전형적인 사례"라며 "스타에 의존하는 한국 뮤지컬 시장의 현주소를 보여준다"고 말했다.

한국관광공사는 일본에서 《모차르트!》 관람이 포함된 '뮤지컬 관광상품 1호'를 시판해 가능성을 확인했다. 관광공사는 "한류 스타가 많아 약 2000명이 방한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다른 뮤지컬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2월 21일까지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26일부터 3월 7일까지 대구 계명아트센터에서 공연. 1544-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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