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행을 예약한 《모차르트!》의 최종 리허설 현장을 찾았을 때 배우 임태경이 1막 마지막 장면을 연습하고 있었다. 그는 박건형·박은태·시아준수와 함께 모차르트 역을 맡은 '4인방'의 하나다. 어둡고 차가운 느낌의 무대에는 모차르트와 어린 시절 그의 모습을 한 아마데뿐이다. 대주교로부터 쫓겨나 거리를 헤매던 모차르트는 인간다운 삶과 자유를 열망하며 〈내 운명 피하고 싶어〉를 부른다.
"너는 과연 누구인가 더 이상 날 구속하지 마/ 자유롭게 살 수만 있다면 바랄 게 없어/ 날 울렸던 교향곡도 아름다운 여인의 살결이/ 내 몸을 스치면 소리 잃고 말지, 난 알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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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과 팝을 넘나드는 임태경의 목소리는 부드러우면서도 힘찼다. 모차르트의 내면에 존재하는 아마데는 모차르트의 움직임에 아랑곳없이 계속 악보를 그렸다. 모차르트는 인간을, 아마데는 재능을 상징한다. 갈색 무대 막 뒤에 그림자로 어른거리던 배우들이 걸어나오고 노래는 합창이 됐다. "어떻게 그림자를 잃고 어떻게 운명 거부해/ 어떻게 자신을 거부하고 다른 사람 되나…."
미하엘 쿤체(극작가)·실베스타 르베이(작곡가) 콤비가 만든 《모차르트!》는 1999년 오스트리아 빈에서 초연했고 독일어권에서 큰 성공을 거뒀다. 이 뮤지컬을 보면서 모차르트의 클래식이나 영화 《아마데우스》는 잊어야 한다. 격정적인 인간 모차르트의 고통과 좌절을 록 음악으로 들려준다. 청바지를 입은 모차르트, 아마데가 잉크가 떨어지자 모차르트의 피로 〈레퀴엠〉을 작곡하는 장면, 500여벌의 의상과 100여개의 가발도 볼거리다.
출연진에는 그룹 '동방신기'의 시아준수를 비롯해 임태경·박건형·윤형렬·서범석·배해선·정선아 등 스타들이 즐비하다. 이 뮤지컬 예매자는 10대가 19.1%, 20대 45.1%로 10~20대의 비중이 3분의 2에 이른다. 뮤지컬 평론가 원종원은 "《모차르트!》는 불황 속에 나온 스타 마케팅의 전형적인 사례"라며 "스타에 의존하는 한국 뮤지컬 시장의 현주소를 보여준다"고 말했다.
▶2월 21일까지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26일부터 3월 7일까지 대구 계명아트센터에서 공연. 1544-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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