융기원, 울릉도-독도 연안서 독성 와편모조류 국내 첫 발견

해조류, 산호초, 돌·모래 등 부착 서식하는 플랑크톤
독성물질 해양생물에 축적, 생태계와 수산자원 위협
최근 울릉도 해역 수온 상승에 따른 유입으로 추정
  • 등록 2024-12-23 오후 2:48:21

    수정 2024-12-23 오후 2:48:21

[수원=이데일리 황영민 기자] 대한민국 최동단 해양생태계에 비상이 걸렸다. 울릉도-독도 연안에서 독성을 가진 부착성 와편모조류가 차세대융합기술연구원(융기원) 환경자원융합센터에 의해 발견되면서다. 이는 최근 울릉도 해역 수온 상승에 따른 영향으로 분석되고 있다.

23일 융기원에 따르면 부착성 와편모조류는 해조류나 산호초, 돌과 모래 등에 부착해 서식하는 플랑크톤이다. 일부 독성 종이 대량 번식할 경우 방출된 독성 물질이 해양 생물에 축적돼 이를 섭취한 생물이 중독됨으로써 해양 생태계, 수산 자원, 인간 건강에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

울릉도-독도에서 출현이 확인된 8종의 아열대성 와편모조류 현미경 사진과 계통분류도 및 조사정점도.(자료=차세대융합기술연구원)
융기원 연구팀은 올해 6월과 9월 울릉도-독도 연안에서 다이빙을 통해 부착성 및 부유성 플랑크톤을 채집하고 이를 배양 및 분석했다. 분석 결과, 아열대성 와편모조류 13개 단종배양체를 확립하고 형태학적·분자생물학적 분석을 통해 8종으로 분류했다.

울릉도에서는 오스트레옵시스(Ostreopsis), 쿨리아 말레이엔시스(Coolia malayensis), 프로토세라티움(Protoceratium) 등을 독도에서는 쿨리아 카나리엔시스(Coolia canariensis)와 갬비어디스커스(Gambierdiscus)가 발견됐다.

특히 울릉도에서 발견된 오스트레옵시스, 쿨리아 말레이엔시스와 독도에서 발견된 쿨리아 카나리엔시스는 제주도와 포항 연안에서 발견된 종과 매우 유사한 계통으로 분류돼 이들이 제주도로부터 동해안을 거쳐 울릉도로 유입됐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울릉도 해역의 수온은 최근 30도에 달하며, 25도 이상이 되는 날이 연간 2달가량 지속되는 등 제주 연안과 비슷한 수온 상승을 보이고 있으며, 이러한 고수온 환경이 아열대성 플랑크톤의 정착을 가능하게 한 주요 요인으로 분석된다.

연구팀은 확보한 단종배양체 일부인 5종을 대상으로 한 알테미아 유생 독성 실험에서 2종이 24시간 안에 알테미아 유생을 100% 사멸시키는 맹독성을 보였으며, 2종은 80% 이상, 1종은 12시간 안에 70% 이상을 사멸시키는 독성을 나타내는 것을 확인했다. 이러한 독성 플랑크톤은 해양 생태계와 수산 자원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번 연구는 국내 최초로 울릉도-독도 연안의 아열대성 부착성 와편모조류 출현을 규명하고 학계에 보고한 결과로, 한국환경생물학회지 게재가 확정됐다. 연구는 해양수산부 해양수산과학기술진흥원의 2024년 산학연 시설장비 활용 역량강화사업의 ‘독도누리호’ 공동 활용을 통해 수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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