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종다리' 한반도 영향권…"더 센 찜통더위, 더 큰 태풍" 경고(종합)

20일 제주 시작으로 서해안 따라 북상
전문가 “다음주 초까지 폭염·열대야 가능성”
태풍 ‘뜨거운’ 수증기에 폭염·열대야 심화
  • 등록 2024-08-19 오후 3:29:02

    수정 2024-08-19 오후 7:24:09

[이데일리 김형환 기자] 올해 처음으로 한반도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측되는 9호 태풍 ‘종다리’가 일본 오키나와 인근에서 한반도를 향해 북상하고 있다. 기상전문가들은 여름이 한 달가량 늘어난 상황에서 앞으로 예년보다 더 센 태풍이 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래픽=김정훈 기자)
19일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후 1시 30분 기준 일본 오키나와 남서쪽 약 240㎞ 부근 해상에서 9호 태풍 종다리가 북상하고 있다. 종다리는 올해 처음으로 한반도에 영향을 미치는 태풍으로 기록될 전망이다. 중심기압은 1000헥토파스칼(hPa), 중심 부근 최대풍속은 초속 19m다.

태풍 종다리는 20일 새벽부터 한반도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20일 오전 오후 3시 흑산도 남쪽 약 230㎞ 부근 해상을 지나 우리나라 서해안에 바짝 붙어 북으로 향하게 되고 이후 황해도를 통해 북한에 상륙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는 게 기상청의 전망이다. 다만 태풍 주변에 건조기류의 유입 등 변동성이 존재해 내륙 상륙 가능성도 있다.

조천호 전 국립기상과학원장은 최근 높아진 기온으로 수증기가 많이 유입될 가능성이 커 예년보다 큰 규모의 태풍이 한반도를 덮칠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그는 이어 “(한반도에) 북태평양 고기압이 있을 때는 태풍이 우리나라로 들어오기 힘든데, 이게 아래쪽으로 내려갈 땐 북태평양 고기압 주변을 따라서 태풍이 들어온다. 우리나라가 태풍이 들어오는 그 위치에 속하게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태풍 ‘종다리’ 역시 북태평양 고기압의 가장자리를 따라 북상하고 있다.

다만 이번 태풍의 경우 우리나라로 점점 북상함에 따라 약화해 다시 열대저압부(TD)로 돌아갈 가능성이 높다. 현재 태풍 ‘종다리’ 상부에는 고기압이 자리하고 있고 상대적으로 우리나라 서해안이 남쪽 일본 해안보다 뜨겁지 않아 약화할 요건이 많다.

태풍 ‘종다리’의 북진에도 연일 이어지고 있는 폭염·열대야는 계속되거나 오히려 더욱 심각해질 것으로 보인다. 북태평양 고기압의 고온다습한 공기가 지속적으로 한반도에 영향을 주고 있는 상황에서 태풍 자체가 가진 뜨거운 수증기까지 유입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서울 기준 20~21일 아침 최저기온은 28도로 평년보다 4도가량 높은 수준으로 예보됐다.

조 전 원장은 최근 폭염에 대해 “지난 100년 자료를 우리가 분석을 해보면 겨울이 한 1개월 정도 줄었고 여름이 한 1개월 정도 늘었다”며 “이번 주의 경우엔 비가 오면서 약간 누그러질 수 있다고 해도 다음주 초까지는 열대야와 폭염의 가능성이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북태평양 고기압권에 들어온 상황에서 티베트 쪽 고기압이 확장되며 이중 고기압으로 인해 폭염이 이어질 것이라는 게 조 전 원장의 진단이다.

이번 태풍의 영향으로 제주와 남부 지방에는 최대 100㎜ 이상의 많은 비가 내리겠다. 태풍이 본격적인 영향권에 진입하는 20~21일 예상 강수량은 △제주 30~80㎜(많은 곳 중산간, 산지 100㎜ 이상) △부산·울산·경남 30~80㎜(많은 곳 중산간, 산지 100㎜ 이상) △광주·전남·전북 20~60㎜(전남 동부 남해안 80㎜ 이상) △대전·세종·충남·충북 10~50㎜ △서울·인천·경기·강원 10~40㎜다. 남해안과 서해안의 경우 너울성 파도가 예상돼 해상 안전사고에 유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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