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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오전 9시 20분께 해병 전투복 차림으로 공수처에 모습을 드러낸 김 사령관은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이 통화로 ‘대통령 격노’를 전한 게 맞느냐’, ‘박 전 단장의 ‘대통령 격노’ 주장은 거짓인가’ 등 취재진의 질문에 아무런 답변 없이 조사실로 이동했다.
박 전 단장은 이날 오후 1시 32분께 변호인과 함께 공수처에 출석했고, 박 전 단장 측 김정민 변호사는 “(VIP 격노설은) 뚜렷한 증거가 있기 때문에 공수처에서 아침 조사를 통해 (김 사령관으로부터) 충분히 시인을 받지 않았을까 생각한다”며 “(언론 브리핑이 취소됐던) 작년 7월 임기훈 당시 국가안보실 국방비서관과 김 사령관 사이의 통화만으로도 증거는 충분하다”고 말했다.
해병대 최고 지휘관인 김 사령관은 지난해 7∼8월 채상병 순직 사건을 초동 조사한 박 전 단장에게 윗선의 외압이 가해지는 과정에 관여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박 전 단장이 지난해 7월 30일 해병대 1사단장 등 간부 8명에게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를 적용한 수사 결과를 이 전 장관에게 보고한 다음 날 김 사령관이 돌연 언론 브리핑 취소를 통보하며 부대 복귀를 지시했다. 이어 유재은 국방부 법무관리관이 박 전 단장에게 전화해 ‘혐의자와 혐의 내용을 다 빼라’고 했다는 것이 박 전 단장의 주장이다.
공수처는 앞서 지난 4일 김 사령관을 처음 불러 15시간가량 조사한 직후부터 추가 조사가 필요하다고 판단해 2차 조사 일정을 협의한 바 있다. 공수처는 이날 2차 조사에서 김 사령관을 상대로 ‘VIP 격노설’의 진위에 대해 집중적으로 추궁할 전망이다.
한편 공수처가 같은 날 두 사람을 동시에 부른 만큼 ‘VIP 격노설’ 진위에 관한 양측의 대질 조사도 이뤄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날 오후 대질 조사가 이뤄질 경우 두 사람이 얼굴을 마주하는 것은 지난 2월 1일 중앙군사법원에서 열린 박 전 단장의 항명 혐의 재판 이후 110일 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