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고자인 박모(77)씨가 유씨의 시신을 처음 발견한 시점은 6월 12일로, 유씨가 은신처인 순천 송치재 휴게소에서 달아난 시기로 알려진 5월 25일로부터 18일 뒤다. 유씨의 시체가 발견된 장소는 송치재 휴게소에서 2㎞가량 떨어진 야산 아래 계단식 밭 인근 풀숲이다. 발견 당시 유씨는 겨울 점퍼에 벙거지를 썼고, 주변엔 소주병과 막걸리병이 흩어져 있었다.
가장 먼저 제기되는 의문점은 구원파 신도들의 도움을 받아 도피 행각을 이어오던 유씨가 왜 홀로 마지막 도피처 인근 야산으로 숨어들었냐는 것이다. 검찰이 도피를 도운 구원파 신도들을 잇따라 체포하고 대대적인 검거 작전을 펼치면서 도움이 끊겼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조력자들이 모두 체포되고 수사당국의 포위망이 좁혀오자 혼자 걸어서 도피했다는 추정이 가능하다.
유씨의 사망 원인 또한 미스터리다. 유씨는 72세의 고령인데도 연초 금수원에서 열린 체육대회에서 무술시범을 보일 정도로 건강을 자랑해 왔다. 도피 행각을 이어가는 동안에도 금수원에서 재배하는 유기농 채소와 과일만을 고집할 정도로 건강 관리에 신경을 쓴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과 경찰은 유씨가 추적을 피해 달아나다 야간에 추위를 견디지 못하고 숨졌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심장마비 등으로 인해 급사했을 가능성과, 검·경의 수사망이 좁혀지면서 압박감을 이기지 못해 스스로 목숨을 끊었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한편 검·경은 유씨의 시신을 서울 국립과학수사연구원으로 이송해 정밀 부검과 감식에 착수했다. 국과수는 부검과 부검물 분석을 통해 유씨의 정확한 사인과 사망 시기를 밝히는 데 주력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