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제약 리베이트 후폭풍에 제약업계 '멘붕'

제약사들, 의사들 불신 확산에 매출 타격 우려
혼란 틈타 공세 강화 분위기도
  • 등록 2013-03-11 오후 5:22:44

    수정 2013-03-11 오후 5:22:44

[이데일리 천승현 기자] 동아제약의 리베이트 사건 이후 제약업계가 술렁이고 있다. 의료계의 불신이 확산되면서 자사 영업활동에도 불똥이 튀지 않을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동아제약이 점유하던 시장을 쟁취하려는 움직임도 있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동아제약(000640)의 리베이트 사건으로 1400여명의 의사가 사법처리되거나 행정처분이 예고되면서 제약업계에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의사 100명당 1명 이상이 연루된 만큼 이 사건 이후 영업현장에서의 분위기가 급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동아제약 입장에선 의료계의 집단 처방 기피 현상을 걱정해야 하는 처지다.

제약업계는 이번 사건으로 제약사에 대한 의료계의 불신이 확산돼 정상적인 영업활동에 지장을 주지 않을까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지난달 대한의사협회가 리베이트 근절을 선언하면서 ‘영업사원 출입금지’를 천명한 상황에서 이 같은 악재가 발생, 체감하는 불안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

제약사 영업사원의 병원 출입 금지가 그동안 실효성이 없었지만 이번 기회를 계기로 의사들이 대거 동참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제약사들은 비상이다. 사실 의사가 처방권을 독점하고 대부분의 업체가 유사제품을 보유한 현실을 감안하면 의사들의 집단행동이 실적 부진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충분하다.

송형곤 의사협회 대변인은 “불필요한 오해를 막기 위해서라도 영업사원 의료기관 출입금지는 지속할 방침이다”고 말했다. 의사협회는 동아제약 사건으로 행정소송을 제기하는 의사들에게 안내와 상담을 통해 지원할 계획이다.

동아제약의 악재를 자사의 이익 극대화로 활용하려는 분위기도 감지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이번 사건으로 동아제약의 의약품을 처방하는 일부 의사들이 다른 업체의 제품으로 바꿀 가능성이 있다”면서 “이미 영업현장에서는 어느 업체가 반사이익을 볼지 계산기를 두드리고 있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작년에 800억원의 매출을 올린 위염치료제 ‘스티렌’의 경우 최근 5개사가 같은 성분의 개량신약을 발매하고 시장 쟁탈전에 나섰다. 연 매출 300억원대의 고지혈증약 ‘리피논’은 50개사가 똑같은 제품을 보유하고 있다. 영업현장에서의 조그만 변수에 따라 시장 판도가 급변할 수 밖에 없는 구조다.

제약사의 한 마케팅 담당자는 “의료진들이 제약사에 대한 불신, 리베이트 행정처분에 대한 불안감 등이 확산되면서 제약사들도 적극적인 영업을 하기는 조심스러운 입장이다”면서도 “리베이트 역풍을 맞지 않고 매출 증대에 기여할 수 있는 전략을 강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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