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 독자 민영화 포기..민영화 좌초 위기

우리금융 컨소시엄, 예비입찰 불참 전격 선언
유효경쟁+경영권 프리미엄 조건 맞추기 어렵다
금융당국 대응방안 주목..지방銀 분리 매각도 영향
  • 등록 2010-12-13 오후 6:57:09

    수정 2010-12-13 오후 6:57:47

[이데일리 좌동욱 기자] 우리금융지주(053000)가 지난 1년간 의욕적으로 추진해왔던 독자 민영화 방안을 포기했다.
 
유효경쟁과 경영권 프리미엄 등 공적자금관리위원회가 정하고 있는 매각 기준에 따를 경우 독자 민영화 성사 가능성이 없다는 판단에서다. 이에 따라 정부가 1년간 추진해왔던 우리금융 민영화도 원점에서 재검토될 것으로 예상된다.  
 
◇ 우리금융 컨소시엄, 예비입찰 불참 전격 선언 
 
우리금융 독자 민영화를 위한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한 `W컨소시엄`(우리은행 거래기업 투자자들) 석용찬 대표와 `우리사랑` 컨소시엄(우리사주조합) 강선기 대표는 13일 `우리금융 지분 매각절차 참여에 대한 입장`이라는 보도자료를 통해 "유효경쟁이 성립되기 어렵고, 경영권 프리미엄을 지급하기 어려운 게 현실"이라며 "부득이하게 예비입찰에 불참할 수 밖에 없다는 점을 밝히고자 한다"며 입찰 포기를 공식 선언했다.  
 
이같은 우리금융 컨소시엄의 전격적인 인수 포기는 현재와 같은 매각 기준하에서는 우리금융의 독자 민영화가 무산될 수 밖에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앞서 우리금융 컨소시엄측은 이날 `유효경쟁과 경영권 프리미엄과 관련한 기준을 완화해주지 않을 경우 예비입찰에 불참하겠다`고 밝혔으나 불과 2시간만에 조건없이 인수 포기를 공식화했다.
 
우리금융 고위 관계자는 "정부가 매각기준을 완화해줄 것으로 기대하지 않았다"며 "정부를 걸고 넘어가는 모양새가 좋지 않다는 판단 때문에 인수 포기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 "유효경쟁+경영권 프리미엄지급 어렵다" 판단 
 
우리금융측은 우리금융 외 지배지분(28.5% 이상)을 매입할 주체가 없어 `유효경쟁` 조건을 만족하기 어렵고, 설사 경쟁상대가 있다고 해도 우리금융 컨소시엄이 경영권 프리미엄을 지급할 수 없는 상황에서 우리금융 독자 민영화가 실현될 가능성도 확신할 수 없다며 인수 포기 배경을 설명했다.
 
특히 예비입찰과 본입찰 등 M&A 과정에서 우리금융측이 내야하는 인수자문 비용과 실사 비용도 우리금융측엔 커다란 부담이 된 것으로 보인다. 우리금융측은 이런 비용이 2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매각이 무산되거나 다른 경쟁회사가 우리금융을 인수할 가능성이 있는 상황에서 현실적으로 고객과 직원들에게 비용 부담을 요구하기는 어렵다"고 하소연했다. 이런 리스크를 고객과 직원들에게 충분히 설명할 경우 투자확약서(LOC)를 받는 일이 쉽지 않다는 현실적인 어려움도 고려됐다.
 
앞서 우리금융은 LOI를 제출할 당시 기업, 외국계 투자자, 기관투자자, 직원들로부터 9조원대 자금을 확보했다고 밝혔지만, LOC를 받는 과정에서 상당수 투자자들이 이탈할 수 있다고 우려했었다.
 
◇ 우리금융 민영화 좌초될 듯...금융당국 대응책에 관심
   
이번 입찰 포기 발표는 LOI를 제출한 주체인 `W컨소시엄`과 `우리사랑` 대표 명의로 발표됐으나 그동안 독자민영화를 후선 지원해왔던 우리금융 경영진과도 사전조율을 거친 것으로 전해졌다. 그동안 민영화라는 대의하에 금융당국과 협조를 우선해왔던 이팔성 우리금융그룹 회장도 결단을 내릴 시점이 됐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민영화 성사를 위해 이 회장을 비롯한 우리금융 임직원들은 최선을 다했다"며 "현재와 같은 방식으로는 민영화가 불가능하니 정부가 나서서 새판을 짜주길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우리금융 매각 관계자는 "우리금융 LOI를 제출한 회사들은 대부분 사모투자펀드들로 우리금융을 제외하면 지배지분을 인수할 수 있는 복수후보가 나오기 힘들다"고 전망했다. 우리금융 컨소시엄이 인수를 포기할 경우 예비입찰과 동시에 경쟁 입찰 자체가 성사되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의미다.
 
금융권에서는 정부측 대응방안에 관심을 쏟고 있다. 공자위로서는 당장 예비입찰을 예정대로 진행할 지 여부를 결정해야 하지만, KB금융, 하나금융, 우리금융 등 당초 예상됐던 잠재부호군들이 모두 빠진 상황에서 형식상의 M&A 절차를 진행할 필요는 없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우리금융의 인수 포기는 경남은행이나 광주은행 등 지방은행 분리 매각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금융측은 최근들어 지역정치 구도상 지방은행 분리매각이 어렵다는 현실론을 제기하고 있다.
 
공자위도 우리금융 매각이 무산될 경우 대비책을 논의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위 관계자는 "조만간 공자위를 소집, 시장상황과 대응책을 논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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