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씨처음기부하던날①] "기부가 뭡니까"

국민 10명 중 6명 "한번도 기부한 적 없다"
무지·무관심·불신에 막힌 나눔
  • 등록 2013-12-27 오후 7:09:10

    수정 2013-12-27 오후 7:11:54

열 살 유진이는 기부금으로 운영되는 경기 광주시 중증장애시설인 한사랑마을의 마스코트다. 수시로 몸이 경직되는 장애를 갖고 있지만 해맑은 웃음으로 오히려 자원봉사자들에게 웃음을 준다(사진=권욱 기자 ukkwon@)


[이데일리 김인구 기자] ‘기부, 한 번이라도 해보셨습니까?’

최근 통계청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민 중 기부를 해본 경험이 있는 사람은 36%에 불과했다. 국민 10명 중에 적어도 6명은 평생 단 한 번도 기부를 해보지 않았다는 얘기다. 그만큼 기부는 우리에게 낯설었다. 기부란 돈 있는 사람들이 하는 특별한 것이라는 선입견이 가장 컸다. 기부금이 제대로 쓰이는지, 어디에 쓰이는지에 대한 불신도 없지 않았다. 그런 무관심이 기부에서 멀어지게 했다. 거리를 지나는 사람 몇몇을 붙들고 물어봤다. “기부가 뭡니까?”

“요즘 같은 때 기부할 여유가 어딨나. 지금처럼 경기가 어려운 때 엄두를 낼 만한 일은 아닌 것 같다”(30대 직장인 K씨). “사실 기부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해본 적이 없다. 그리고 기부를 어떻게 하는지도 모른다”(20대 직장인 P씨). “길거리에서 모금활동을 하는 사람들을 보면 가끔 의심이 갈 때가 있다. 과연 내가 기부한 돈이 좋은 곳에 잘 쓰이고 있는 건가”(40대 직장인 M씨). “2010년 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기부금 횡령사건 때 큰 충격을 받았다. 신뢰를 줘야 할 기관에서 그런 불미스런 일이 벌어져 안 그래도 불신하던 마음이 더 깊어졌다”(50대 주부 N씨). “조그만 업체를 운영 중인데 기부를 했더니 돌아오는 건 세금폭탄이더라. 이젠 기부를 하고 싶어도 못 한다”(50대 자영업 E씨).

기부에 대한 사람들의 생각은 여전히 부정적이고 닫혀 있었다. 그중에서도 가장 의외인 건 기부를 하려고 해도 방법을 모르겠다는 것, 또 우리가 낸 기부금이 과연 어디에 어떻게 쓰이는가였다.

국내에는 여러 기부단체들이 있다. 사랑의 열매를 진행하는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적십자, 월드비전, 구세군, 초록우산어린이재단, 굿네이버스, 유니세프 등. 이들 NGO들은 기부의 길을 여러 통로로 열어놓고 있다. 문제는 이들을 찾아가거나 접촉하는 게 쉽지 않다는 점이다. 대개는 “나와는 관계없을 것”이라는 무관심과 무지에서 비롯한다.

이에 이데일리 문화부 기자들이 팔을 걷어붙였다. 평범한 ‘직장인 A씨’의 마음으로 기부의 길을 따라가봤다. 십시일1반 성금을 모아 들고 처음부터 시작해보자고 했다. 적절한 기부단체를 찾고 기부방법을 문의했다. 기부금이 어디에 쓰이는지도 살펴봤다. 경기도 광주의 한 장애우시설을 방문해 그곳의 생활을 탐방했다. 거리의 구세군 자선냄비에 바짝 붙어 ‘구세군 24시’ 체험도 했다.

알고 보면 기부방법은 아주 간단했다. 결국 기부를 하기까지 마음이 열리느냐의 문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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