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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최은영 기자] 봉준호(44)의 영향력은 비단 영화계에 국한되지 않는다. 순수문화와 대중문화를 아울러 압도적인 지지를 받았다. 그가 내놓은 영화 ‘설국열차’는 머무를 것인가, 나아갈 것인가 묻는다. 영화 속 주인공 남궁민수처럼 그는 자기만의 방식으로 한국영화가 나아가야 할 길, 탈출구를 찾아냈다. 인구 5000만명의 극명한 한계를 지닌 한국영화의 세계화. 사람들은 그의 도전을 응원했고, 값진 결실에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
봉준호와 ‘설국열차’는 한국영화, 더 나아가 한국문화 ‘도전’의 상징이다. 2006년 ‘괴물’로 한국영화 최고 흥행 기록(1302만)을 세웠고, 2013년 ‘설국열차’(930만)로 다시 최초의 도전에 나선 우리 문화계의 ‘초강력 엔진’ 봉준호에게 소감과 함께 비결을 물었다.
- 문화계 리더들이 뽑은 올해 문화계 최고의 파워피플과 히트메이커 1위에 선정됐다. 소감은
“문화계 파워 1위라니, 참으로 민망하고 납득하기 어렵습니다. 저는 거대한 회사나 조직을 가진 사람도 아니며, 자신의 분야에서 수십 년의 세월을 이겨낸 아티스트도 아니니까요. 이제 겨우 영화 다섯 편 연출한 감독일 뿐입니다. 요즘은 오히려 저 자신의 의지대로 되지 않는 일들만 주변에 점점 더 많아지고 있습니다. 조용히 공부도 하면서 차분하게 신작 시나리오를 연구하고 싶지만…. 쉽지가 않네요. 물론 자업자득입니다.”
- 문화계 영향력과 기획·창작능력, 대중성을 함께 인정받은 것인데 본인이 생각하는 비결이 있다면
- 본인이 생각하는 문화계 파워피플은 누구인가
- 문화를 만드는 사람으로서 지양하고 또 지향하는 것이 있다면
“창작자들은 늘 새로운 것, 남이 하지 않은 것을 시도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모방과 인용에 익숙해지는 것은 자살행위입니다.”
- 올해 문화계를 진단하고 내년을 전망한다면
“이런 거시적 진단·전망은 제가 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닙니다. 저는 구체적인 어떤 장면을 쓰고 찍습니다.”
- ‘설국열차’ 세계 개봉과 향후 계획은
“‘설국열차’의 10월 프랑스 개봉에 맞춰, 지난달 파리에서 현지 프로모션을 진행했고, 일본에서도 내년 2월 개봉이 공식 발표되었습니다. 북미와 여러 나라들에서 내년 봄까지 개봉이 계속 이어질 것입니다. 차기작은 아직 확정하지 못했습니다. 미국 제작사에서 제안받은 SF 시나리오와 제가 구상해온 2개의 오리지널 아이디어를 놓고 고민 중입니다. 언제나 그랬듯 저 자신을 가장 흥분시키는 스토리와 이미지를 향해 달려갈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