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내대표 선거는 기존보다 4개월가량 앞당겨진 것이다. 그동안 물밑에서 선거운동을 펼쳐온 주자들의 행보는 더 바빠질 수 밖에 없게 됐다.
이달 내 與 원내대표 선거 실시…이주영-유승민 ‘양강’
23일 새누리당의 당규에 따르면 원내대표가 임기 중 사퇴 또는 사고로 궐위된 때에는 7일 이내에 의원총회를 통해 선거를 실시하는 것으로 규정돼있다. 또 동반 선출된 정책위의장도 함께 사퇴하며, 선거일은 당 대표가 선거일 전 3일에 공고하도록 돼있다.
이완구 원내대표는 25일자로 원내대표직에서 사퇴할 것이라고 김재원 원내수석부대표가 전했다. 일주일 뒤인 오는 31일 내에 선거를 통해 새 원내대표가 선출될 가능성이 큰 것이다.
김무성 대표는 26일 당 최고위원회의를 통해 선거일을 결정하고, 차기 원내대표 및 정책위의장에 대한 선거공고를 낼 방침이다. 남은 일주일 동안에는 동반 사퇴한 주 정책위의장이 원내대표직을 대행하게 된다. 당규상 원내대표 임기는 1년이다. 다만 이번 원내대표는 내년 4월 총선 변수 때문에 몇개월 더 임기를 수행할 가능성이 크다.
당장 차기 원내대표 주자들은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당 의원들의 말을 종합하면, 현재 차기 원내대표는 ‘양강’ 구도로 가정사실화됐다. 이주영 의원(4선·경남 창원 마산합포)과 유승민 의원(3선·대구 동을)이다. 한 재선 의원은 “두 의원은 이미 원내대표직에 뜻을 두고 의원들을 다 만나왔다”고 했다.
유 의원은 당초 원조 친박이었지만 현재는 상대적으로 청와대와 거리를 두고 있다. 개혁 이미지가 강한 편이다. 이 때문에 의원들 사이에서 “청와대에 할 말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유 의원이 원내대표직에 뜻을 둔 것은 이미 오래됐다. 그는 김무성 대표로부터 당 사무총장직을 제의받았지만 수락하지 않았다.
여권 관계자는 “친박과 비박간 구도 외에 PK(부산·경남)와 TK(대구·경북)간 지역대결로 보는 시각도 있다”고 했다.
지역구도상 영남권 외에 수도권과 충청권에서도 중진 의원들이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다. 당 대표와 사무총장 등이 모두 영남권 인사라는 반발심리가 그 바탕에 있다. 이완구 원내대표(충남 부여·청양) 때문에 지역안배가 그나마 됐지만 이마저 깨질 수 있다는 것이다.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는 친박 홍문종 의원(3선·경기 의정부을)이 대표적이다. 이외에 심재철 의원(4선·경기 안양동안을), 원유철 의원(4선·경기 평택갑), 정병국 의원(4선·경기 여주·양평) 등도 거론된다. 충청권 정우택 의원(3선·충북 청주상당) 등도 출마를 굳힌 것으로 알려졌다.
與 내부 계파간 냉정한 당심 확인 계기…공천권 변수도
원내대표가 내년 총선의 공천권과 직결돼있다는 점도 주목된다. 공천권은 각 개개인 의원은 물론 각 계파의 미래를 결정지을 수 있는 절대적인 권한이다. 이래저래 이번 선거는 여권 내부의 권력구도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게 자명한 것이다.
‘이주영-유승민’ 양강 구도도 그런 관점에서 접근할 수 있다. 이를테면 청와대에 우호적인 친박계 이 의원이 선출된다면 김무성 대표 등 비박계와 신경전이 더 거세질 수 있다. 다만 유 의원이 새 원내대표가 되면 ‘김무성-유승민’ 라인이 움직이면서 당의 권력지형은 크게 바뀔 가능성도 거론된다.
한 정치평론가는 “청와대 입장에서는 당 대표(김무성 대표)가 비박인 만큼 목소리를 반영할 수 있는 원내라인은 놓치지 않으려 할 것”이라면서도 “이제 집권 3년차인 만큼 의원 개개인 당 내부의 표심도 그럴지는 미지수”라고 내다봤다.
다만 예상보다 빠른 연초에 원내대표 선거가 치러지는 점은 변수다. 당규상 정해진 임기는 내년 1월까지인 만큼 생각보다 총선 공천권에 대한 영향력이 크지 않을 수 있다는 목소리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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