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이케아 신비주의 '한국 소비자는 외면한다'

  • 등록 2014-03-12 오후 3:09:10

    수정 2014-03-12 오후 3:44:32

[이데일리 민재용 기자] 이케아코리아가 경기 광명점 1호점 오픈(올해 말)을 앞두고 서울 신사동 가로수길에 이케아 디자인 콘셉트와 비전을 소개하는 스토리룸을 12일 언론에 사전 공개했다.

이케아에 대한 일반 소비자들의 높은 관심을 반영하듯 지상파 방송을 비롯, 신문, 통신 등 수많은 언론매체들이 이케아 스토리룸을 취재하기 위해 가로수길을 찾았다.

언론과 공식 접촉을 하지 않았던 이케아코리아측 직원들도 이날 행사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반가운 마음에 이케아 직원들에게 명함을 내밀며 인사를 건넸지만 이케아코리아 측 직원들은 “오늘은 이케아 스토리룸 소개하는 날로 비즈니스카드(명함)을 드리지 못해 죄송하다”고 입을 모았다.

한국 마케팅을 총괄한다는 울프 스메드버그(Ulf Smedberg)씨의 대답도 똑 같았다. (기자는 울프씨의 이름을 알기 위해 알파벳을 하나하나 물어 수첩에 적어야 했다)

그동안 언론이 가지고 있던 이케아에 대한 궁금증이 울프 마케팅 매니저에 집중됐다. 광명점의 정확한 오픈날짜를 묻거나 한국시장을 위한 특별한 마케팅 전략이 무엇이냐는 등 단순한 질문부터 복잡한 질문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었다.

그러나 울프 매니저의 대답은 “정확히 정해진 것은 없다” 수준에서 머물렀다. 다만 한국시장의 마케팅 전략을 묻는 질문에는 “이케아는 리빙 솔루션을 제공하는 업체로 한국인들의 생활 환경을 열심히 연구하고 있다”는 다소 구체적인(?) 대답을 내놨다.

궁금함을 해소하지 못한 답답한 마음에 스토리룸에 전시된 이케아 제품을 둘러봤다. ‘가격이 얼마일까’라는 궁금함에 가격표를 들여봤으나 ‘당신이 생각한 것 보다 싸다’는 재치(?)있는 문구가 가격표를 대신하고 있었다.

이케아코리아 측은 스토리룸 오픈의 목적이 “이케아를 만나고 경험해 보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케아코리아의 한 직원은 “오늘은 이케아의 첫 맛을 느끼는 날”이라는 멋진 표현을 쓰기도 했다.

그러나 외국 이케아 매장을 방문해 보지 못한 기자에게 이케아의 첫 인상은 유명 아이돌 가수의 신규 앨범 티저 광고 같은 지나친 ‘신비주의’였다.

‘많은 사람들을 위해 더 좋은 생활을 만든다’는 이케아의 비전이 지나친 신비주의로 포장되면서 아쉬움을 넘어 실망마저 들었다. 이케아코리아가 정식 매장 오픈 전 조금 더 한국 소비자들에게 가깝게 다가가길 기대해 본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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