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통신위원회가 올 상반기중 현재 매물로 나와 있는 2.1GHz(기가헤르츠) 대역의 20MHz(메가헤르츠) 폭 주파수를 경매에 붙이겠다는 계획이어서 벌써부터 통신사들간 신경전이 한창이다.
통신사들 모두 이 대역을 반드시 확보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이 대역 주파수를 어느 회사가 가져가느냐에 따라 향후 통신서비스 시장의 큰 변화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스마트폰이 통신서비스의 주류가 된 시점에서 세계 단말기 사업자들이 앞다퉈 채택하고 있는 이 대역을 확보해야 더 다양한 단말기를 출시할 수 있다. 한편에선 통신 트래픽이 급증하고 있어 주파수 확보가 필수적이다.
통신 주파수가 재편되는 오는 7월 기준, 2.1GHz 대역 주파수는 SK텔레콤이 60MHz, KT가 40MHz씩 보유하고 있다. 가장 많은 주파수 대역을 보유한 SK텔레콤(017670)은 "가입자당 주파수 보유 비율로 따지면 가장 적다"며 꼭 가져가겠다는 입장이다.
KT(030200)는 "가장 절실한 것은 우리"라며 특히 시장지배적 사업자인 SK텔레콤은 경매에 참여하지 못하게 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유일하게 2.1GHz 대역을 갖지 못한 LG유플러스(032640)는 SK텔레콤과 KT 두 회사 모두 경매에서 배제하고 자사가 가져야 한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방통위 관계자는 "아직 방식이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경쟁적인 수요가 있을 때엔 경매제로 해야 한다"면서 "법적으로 언제까지 해야 하는지는 정해져 있지 않으나 업체들의 요구가 높아 서두를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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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구나 2.1GHz 대역은 현재 세계에서 3G 서비스에 가장 많이 사용되는 `황금 대역`이다. 국내뿐만 아니라 외국에서도 주로 이 대역의 주파수에 맞춰 스마트폰을 제작하기 때문에 통신사들은 이 대역을 보유해야 신종 단말기 공급을 원활히 할 수 있다.
지난해 KT와 LG유플러스가 나눠 가진 800~900MHz 대역도 `황금주파수`로 불렸는데, 타 대역보다 전파가 멀리 나가기 때문에 기지국 투자 비용을 줄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800~900MHz에서 3G 서비스를 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글로벌 범용성에서 2.1GHz가 앞선다. 2.1GHz가 처음부터 통신 전용으로 계획됐기 때문이다.
ITU(국제전기통신연합)는 지난 2000년 이동통신 전용 대역을 국가별로 마련하자는 취지에서 2.1GHz를 이동통신 공통대역으로 정하자고 권고했다. 이에 따라 세계 각국은 2.1GHz를 통신용으로 주로 사용했다.
다른 대역은 통신용이나 방송용으로 주파수 쓰임새가 섞여 있어, 특정 국가에 주파수가 맞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 예를 들어 A나라의 통신사가 810MHz대를 쓰고, B나라 통신사가 880MHz대를 쓴다면, A나라의 제조사는 B나라에 휴대폰을 팔기 위해 주파수를 맞추는 별도의 기술적 조치를 해야 한다.
이번에 매물로 나온 2.1GHz 대역의 20MHz 폭은 원래 LG유플러스가 보유하고 있었다. 방통위의 전신인 정보통신부는 지난 2001년 2.1GHz 대역을 40MHz씩 SK텔레콤과 KT에 할당했다. LG유플러스에도 40MHz를 줬지만 LG유플러스는 2006년 이를 반납했다.
당시 정부가 2000년 SK텔레콤과 KT에 나눠준 주파수는 WCDMA(비동기식) 용도였다. 이듬해 LG유플러스에 준 주파수는 CDMA 2000(동기식) 용이었다. 주파수 자체는 동기, 비동기식이 따로 용도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당시 정부는 `WCDMA, CDMA 균형발전`을 내세우며 2개 사업자는 WCDMA로, 1개 사업자는 CDMA 2000으로 사용하게끔 배정했다.
이후 여러 단말기 또는 칩 제조 사업자들이 WCDMA를 채택하면서 주도적인 기술이 됐다. 이 때문에 LG유플러스는 주파수를 반납했고, 지난해 방통위가 3G 이상 주파수의 용도를 동기, 비동기식으로 구분하지 않기로 결정하면서 LG유플러스가 반납한 대역으로도 현재 `주류`인 WCDMA 서비스가 가능하게 됐다. LG유플러스가 반납한 40MHz중 20MHz를 지난해 SK텔레콤이 가져갔고, 남은 20MHz를 두고 3사가 이번에 경쟁하게 된 것이다. ☞"2.1GHz, 우리에게 줘야"..통신사 논리싸움 치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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