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연구진, 자외선 차단 화장품 안전성 강화 위한 국제표준 개발

표준연, 미국 NIST와 협력해 광독성 시험법 연구
  • 등록 2024-10-29 오전 10:22:14

    수정 2024-10-29 오전 10:22:14

[이데일리 강민구 기자] 한국과 미국 연구진이 자외선 차단 화장품을 더 믿고 안전하게 쓰도록 하기 위한 국제 표준을 개발했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은 미국 국립표준기술연구소(NIST) 연구팀과 공동 개발한 ‘나노물질의 급성 광독성 시험법’이 나노기술 국제표준(ISO 4962)에 채택됐다고 29일 밝혔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 나노바이오측정그룹.(사진=한국표준과학연구원)
일반적으로 자외선 차단 화장품에 산화아연, 이산화타이타늄, 이산화규소와 같은 나노물질을 쓴다. 산화아연과 이산화타이타늄은 자외선을 차단하고, 이산화규소는 화장품의 질감을 개선한다.

이 같은 나노물질들이 자외선과 반응하면 활성산소를 발생시킨다. 활성산소는 강한 산화력으로 생체조직을 공격하고 피부 질환을 일으킨다. 따라서 화장품이 피부에 미치는 나쁜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나노물질이 자외선과 반응할 때 생기는 광독성(특정 물질이 빛에 노출됐을때 생체조직에 독성 반응을 유발하는 현상)을 제품화 이전에 정확히 측정하고 개선해야 한다.

그동안 나노물질의 광독성을 측정하는 표준화된 시험방법이 없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서 제안한 방식이 있었지만 이는 완전히 용해되는 화학물질을 대상으로 개발된 시험법으로 불용성인 나노물질에 적용하기 어려웠다.

이번에 연구팀이 개발해 승인된 시험법은 자외선 노출량에 따른 나노물질의 광독성을 측정하는 표준화된 분석 방법이다. 배양한 피부세포에 나노물질을 직접 노출한뒤 자외선을 10분 간격으로 조사해 피부세포의 생존율을 측정한다.

시험법 제정에 따라 자외선 차단 화장품의 안전성이 높아질 수 있다. 제조업체는 개발한 제품의 광독성과 부작용을 사전 시험해 개선하고, 시험 기관은 시중에 유통되는 화장품의 인체 유해성을 효과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

미국·중국 등 글로벌 화장품 시장의 안전성 규제가 점차 강화되는 가운데 국내 화장품 기업이 국제 기준에 부합하는 안전성을 확보하도록 이번 시험법이 길잡이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허민범 표준연 나노바이오측정그룹 책임연구원은 “앞으로 화장품뿐만 아니라 여러 산업과 사회 전반에서 나노물질을 안전하게 사용하도록 믿을 수 있는 평가 기준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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