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정진 회장은 16일 서울 여의도 63시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세계 최초 항체 바이오시밀러 제품인 ‘램시마’가 유럽의약품청(EMA)의 허가를 받으면 보유 중인 셀트리온 주식을 모두 매각하겠다”고 밝혔다. 서 회장은 셀트리온의 지주회사 격인 셀트리온홀딩스의 지분 97%를 비롯해 홀딩스를 통해 셀트리온과 셀트리온 제약, 셀트리온 헬스케어, 셀트리온 GSC 등의 지분을 가지고 있다.
서 회장은 지분 매각의 직접적인 이유로 공매도를 꼽았다. 불법적인 공매도 세력의 공격에다 끊임없이 제기되는 의혹과 악성 루머로 이젠 지칠대로 지쳤다는 설명이다.
이 과정에서 안일한 당국의 대응도 꼬집었다. 서 회장은 지난 2년간 432거래일 중 412일 동안 거의 공매도가 이뤄졌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실제로 서 회장은 오래 전부터 축성과 수성의 개념을 명확히 구분했다. 그는 지난해 주주들 앞에서 “앞으로 5년 후에는 전문경영인에게 경영을 맡기겠다”고 공언했다. 스스로 성을 쌓는 사람으로 지칭하면서 “축성조가 수성하면 성이 무너진다”고도 말했다.
직접 기업을 경영하면서 느낀 정부의 말뿐인 지원정책에 대한 불만도 서 회장의 도전의식에 불을 지폈다. 그는 수많은 카메라를 앞에 두고도 거침없이 현 정책으로는 제2의 셀트리온이 나올 수 없다고 단언했다.
서 회장은 셀트리온 지분을 매각하면 세금을 제하고도 1조원이 넘는 현찰을 손에 쥐게 된다. 그는 “금융맨이 아닌 실제 기업을 경영해본 경영인으로 국내 벤처기업의 어려운 투자환경을 너무나 잘 알고 있다”면서 “신생 기업에 대한 건강한 투자 풍토를 만들기 위해 노력할 것”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