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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영입 인재 2호 원종건 씨가 28일 미투 논란에 고개를 숙이고 사실상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지난달 29일 “꼰대정치를 바꾸고 싶다”며 정치권에 발을 내디딘 지 31일 만이다.
원 씨는 이날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민주당 21대 총선 영입 인재 자격을 스스로 당에 반납하겠다”며 “한때 사귀었던 여자친구가 저와 관련한 내용을 인터넷에 올렸다. 논란이 된 것만으로도 당에 누를 끼쳤다”며 고개를 숙였다.
원 씨는 지난 27일 자신을 전 여자친구라 소개한 모 씨가 쓴 글이 인터넷 커뮤니티에 올라오면서 곤욕을 치르고 있다. 모 씨는 원 씨와 교제하는 동안 데이트 폭력을 당했다고 썼다. 이와 함께 폭행당한 사진 등을 함께 올렸다. 글은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통해 급속히 확산했다.
하지만 민주당 영입인재 자격은 내려놓겠다고 했다. 21대 총선도 불출마할 것으로 보인다. 원 씨는 “민주당에 들어와 남들 이상의 주목과 남들 이상의 관심을 받게 된 이상 아무리 억울해도 남들 이상의 엄중한 책임과 혹독한 대가를 치르는 게 합당하다”며 “아무리 억울함을 토로하고 사실관계를 소명해도 지루한 진실공방 자체가 (민주당에)부담을 주는 일”이라고 했다.
원 씨는 ‘미투’ 글을 올린 모 씨에 대해 “한때 사랑했던 여성”이라며 “주장의 진실여부와는 별개로 함께 했던 과거에 대해 이제라도 함께 고통받는 것이 책임 있는 자세”라고 말했다. 이어 “명예로운 감투는 내려놓고 자연인 신분으로 돌아가겠다. 홀로 진실을 밝히고 명예를 회복하겠다”고 고개를 숙였다.
기자회견이 끝난 후 원 씨는 기자들이 다가오자 민주당 공보국 사무실로 몸을 피했다. 법적 대응 여부, ‘미투’ 글의 진위, 또 다른 커뮤니티에 올라온 논란의 사실여부 등에 대한 질문이 쏟아졌으나 답은 없었다. 이후 도망치듯 빠져나와 취재진을 따돌렸다. 이후 밖에 대기하던 차량을 타고 국회를 빠져나간 것으로 알려졌다.
‘20대 남자’를 줄인 ‘이남자’로 원 씨를 포장했던 민주당은 논란이 불거지자 ‘남성’으로 에둘러 표현했다. 김 비서실장은 미투 논란과 관련해 법적절차가 이어지느냐는 질문에 “법적인 문제는 ‘남성’과 ‘여성’간의 문제 아니겠느냐”라고 답했다.
원 씨는 민주당 영입 인재 2호로 14년 전 시각장애인 어머니와의 이야기로 방송에 출연해 화제를 모았던 인물이다. 지난 23일에는 영입 인사 가운데 처음으로 지역구 출마를 선언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