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회장은 “국내 안경착용 인구비율이 전체 국민의 절반을 넘어서고 있어 도수가 있는 스포츠용 고글 시장의 성장성은 매우 높다”며 “20년전부터 계획했지만 자금·기술 등의 이유로 시작하지 못했던 사업을 비로소 본격화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우연한 기회에 스포츠용 고글 시장에 뛰어들었다. 서울대 공업화학과를 졸업한 뒤 2년의 직장생활을 거쳐 1979년 봉제사업을 시작했다. 당시 미국의 바이크용 고글 업체는 한국에 바이크용 고글 생산업체를 물색 중이었다. 해당기업과 거래하던 효성물산 담당자의 소개로 연이 닿았고 그 회사가 4000달러의 개발비를 지원하고 개발 및 생산을 의뢰했다.
박 회장은 “원자재 확보와 금형 등 모든 것이 어려웠다”며 “1980년 1년 6개월 가량 고생해 1만개를 수출했지만 전량 클레임에 걸려 반품조치 됐다”고 전했다. 이어 “오클리가 재개발을 권유해 또 1만개를 납품해 불량률이 50%로 낮아졌다”고 덧붙였다. 이때부터 박 회장은 고글 사업에 관심을 뒀지만 사업 초기 3~4년간은 계속 자금난에 시달려야 했다. 우연하게 위기를 벗어나는 계기가 생겼다.
그는 “수경 제작을 위해 안티포그(김서림 방지) 소재를 일본에서 수입해 사용 중이었다”며 “당시 대우조선(현 대우조선해양(042660))에서 산업 현장에서도 고글에 습기가 서리지 않는 제품을 필요로 했고 대우조선 납품을 계기로 자금사정이 선순환 구조로 바뀌게 됐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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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한국OGK에 신뢰감을 가진 오클리는 점차 OEM물량을 확대했고 2002년 이후에는 오클리가 필요한 물량의 절반을 한국OGK가 생산하고 있다. 오클리와의 거래규모가 늘어나면서 드래곤, 본지퍼 등 세계 유명 고글 회사들이 한국 OGK에 손을 먼저 내미는 성과도 거뒀다. 매출도 2011년 603억원에서 2015년 916억원까지 늘어났다.
현재 한국 OGK 매출의 90%는 OEM를 통해 거둔다. 박 회장은 스포츠용 고글의 자체 브랜드화보다는 특수 시장이라고 할 수 있는 CSE(Corrective Sports Eyewear, 스포츠 도수 안경)에 주력한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충북 음성에 11억원을 투자해 CSE 렌즈 가공을 위한 연구소를 설립한 것도 이 때문이다.
박 회장은 “도수가 있는 스포츠용 고글을 만들 수 있는 국내 회사는 한국OGK를 포함해 3곳”이라며 “고객들이 원하는 디자인과 기능, 브랜드를 만들 수 있는 곳은 없어 시장 선점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서울 압구정, 건대입구, 천호동 등 3곳의 스포츠용 고글 전문매장에서 CSE 안경을 제작·판매하고 있다.
액세서리 4종 세트를 하루 2만원에 빌려줘 소비자 부담을 줄이기로했다. 고글, 장갑 등은 위생성을 강화하기 위해 피부에 닿는 부분을 착탈식으로 제작해 1회 사용 후 세척해서 재사용할 수 있도록 제작했다. 올해 강촌 엘리시안과 경기도 포천의 베어스타운, 오크밸리 등에서 우선 시작한 뒤 나머지 스키장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박 회장은 특히 중국 시장을 주시하고 있다. 그는 “중국에는 600개의 스키장과 1200만명의 스키 인구가 있다”며 “한국을 테스트 베드로 삼아 사업성이 있다면 중국 시장에서 큰 매출을 올릴 수 있을 것이다”고 확신했다.
박 회장은 최근 큰 슬픔을 겪었다. 3년전 불의의 교통사고로 아들을 잃은 것. 그는 “아들 이름으로 하는 기부사업을 지속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라며 “대학을 갈 수 없거나 가지 않고 사회진출을 꿈꾸는 사람들을 우선적으로 돕고 싶다. 대학을 나오지 않아도 행복하게 살 수 있는 길을 제공하는 데 미력하나마 도움이 되고 싶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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